‘학폭의혹’ 서예지에 손해배상 청구한 광고주…法 “배상책임 없다”

‘계약해지’만 적법 인정…“의혹 사실이어도 모두 계약 전의 일”
소속사가 2억2500만 원 지급해야 해…“의혹 제기 자체로 신뢰 깨져”

지난 2021년 4월 1일 온라인으로 열린 영화 ‘내일의 기억’ 제작발표회에서 서예지가 포토타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뉴시스

학교폭력 전력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배우 서예지가 광고주에게 손해배상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 송승우)는 유한건강생활이 서예지와 소속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계약 해지에 따른 반환 책임만 인정해 "소속사가 2억2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유한건강생활은 2020년 7월 서예지와 건강 기능성 유산균 제품에 대한 광고모델 계약을 맺고 소속사에 모델료 4억5000만 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광고가 방영되고 있던 이듬해 4월 서예지가 과거 학교폭력을 저지르고 연인을 가스라이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소속사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문을 냈지만 유한건강생활은 서예지가 ‘품위유지 약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모델료, 위약금,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광고는 그 즉시 방영 중단됐다.

양측의 계약서는 "광고모델이 음주운전, 뺑소니, 폭행, 학교폭력, 마약 등 혐의로 입건되거나 이를 인정하는 등 공인으로서 품위를 해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명시했다. 재판부는 "서예지에 대한 의혹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모두 계약기간 전의 일"이라며 의혹이 제기된 사실만으로 서예지가 계약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유한건강생활은 "품위유지 약정 위반 사례로 학교폭력이 기재돼 있다"며 계약 위반이 맞다고 맞섰다. 그러나 재판부는 "그렇게 해석할 경우 계약 교섭 단계에서 서예지가 과거에 있었던 품위유지 의무 위반행위를 밝힐 것을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는 헌법상 중대한 기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의혹의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서예지의 이미지가 훼손됐기 때문에 유한건강생활이 광고모델 계약을 해지한 것은 적법하다고 인정됐다. 결국, ‘모델료가 지급된 이후 광고 방영이 취소될 경우 모델료의 50%를 반환한다’는 계약서 조항에 따라, "소속사가 유한건강생활에 2억2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온 것이다.

서예지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유한건강생활과의 소송에서 서예지 배우에 대해 제기된 학교 폭력 등의 의혹은 사실로 밝혀지지 않은 일방적 의혹임을 확인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혹 제기 자체로 인해 광고주의 신뢰가 깨졌다는 이유로 약정에 따른 모델료 일부 반환을 인용 받았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