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만난 미중 정상 “솔직한 대화…충돌 방지책 마련”
[앵커]
이번 APEC에서는 1년 만에 다시 만난 미국과 중국 정상들이 회담 결과로 어떤 성과를 내놓을 지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생산적 대화가 오갔다는 외교적 수사 이면에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어떤 점은 진전이 있었고 어떤 이슈는 팽팽히 맞섰는지 미국과 중국 특파원을 연결해서 각 나라에서 분석한 결과와 전망을 짚어봅니다.
먼저 APEC 회의가 열리고 있는 샌프란시스코를 연결합니다.
김기현 특파원... 바이든 대통령이 비교적 긍정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렸다는데 왜 그런건가요?
[기자]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번 만남이 가장 건설적이고 생산적이었다며 일부 중요한 진전도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중 정상간 직통 전화 이른바 핫라인 개설과 함께 장관급 군사소통 채널의 복원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반입 저지와 인공지능 규제 관련 협력 방침도 소개했습니다.
다만, 첨단 기술 유출 방지와 불공정 무역 관행 지적 등 중국을 향한 경제적 압박은 계속될 거란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타이완과 관련해서도 하나의 중국 정책은 존중하지만 일방의 현상 변경은 반대한다는 뜻도 재확인했습니다.
미 백악관은 별도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국 등 인도·태평양 동맹에 대한 방어 공약을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이번엔 베이징 김민정 특파원한테 물어보겠습니다.
반도체 같은 중국 첨단산업에 대한 미국 제재에 대해 시진핑 주석이 문제제기를 했나요?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의 수출 통제와 일방적 제재가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해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일방적인 제재를 취소하길 바란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미국의 공급망 압박을 타개하기 위한건데요,
하지만 시 주석은 회담 직후 열린 미국 기업인들과의 만찬에서는 유화적인 손짓도 했습니다.
만찬 발언 한 대목 들어보시겠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중국은 미국과 파트너, 친구가 되기를 원합니다."]
중국은 지금 소비 부진과 경기 침체에 빠져 있는데요.
시 주석 입장에선 경제를 살리기 위해 미국 기업들의 투자 유치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화기애애한 회담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시 주석의 성과를 선전하고 있습니다.
[앵커]
트럼프라는 만만치 않은 상대가 도사리고 있는 바이든대통령, 내년 대통령 재선을 위해 미중관계가 중요한 변수일텐데요?
[기자]
일단, 바이든 대통령 행보는 유력한 상대로 거론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중국 정책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전방위 공격이 아니라 경쟁과 협력이라는 원칙 아래 미-중 관계를 관리하겠다는 겁니다.
들어보시죠.
[조 바이든/미 대통령 : "미국은 중국과 지속적으로 치열하게 경쟁할 것입니다. 하지만, 충돌이나 우발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책임감 있게 경쟁을 관리할 것입니다."]
다만, 이 같은 차별성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선이 1년 가까이 남은 데다 대외 정책이 유권자 표심에 끼치는 구체적 영향도 확실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한반도 안보와도 직결된 사안인 대만문제와 관련해서 시진핑 주석이 몇 년 동안은 군사적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는데 이게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네. 미국 고위당국자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수년 내 타이완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물론, 중국 입장이 바뀐 건 아닙니다.
시 주석은 결국 타이완을 통일할 것이다, 미국도 타이완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구체적 행동을 보여라, 이렇게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얼마 남지 않은 타이완 총통 선거에선 야당 후보들이 단일화에 합의하며 타이완 독립 성향의 집권 민진당이 불리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래서 이번 회담을 통해 미중 갈등이 더 격화되지 않도록 시 주석이 상황 관리에 신경을 쓴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시 주석을 만난 뒤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지칭하면서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돌발 발언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 이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제 말은, (시 주석이)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정부를 가진 공산 국가를 이끈다는 맥락에서 독재자라는 것입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 : "이는 지극히 잘못된 표현으로, 무책임한 정치적 농간이며 중국은 단호히 반대합니다."]
1년 만에 만난 미중 정상이 반갑게 손을 잡았지만, 양국 관계는 언제든지 다시 얼어붙을 수 있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해프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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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기자 (kimkh@kbs.co.kr)
김민정 기자 (mj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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