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APEC 중심 연결성 가속화해야”

최고경영자 서밋 기조연설서
“공급망 강화 최우선 협력과제”
팀 쿡 애플 CEO와 첫 대면
“국내 기업과 협력·지원 확대”

재미 한인 청년들과 ‘찰칵’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호텔에서 열린 ‘재미 한인 미래세대와의 대화’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APEC이 중심이 돼 세계 경제의 연결성(connectivity)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최우선 협력과제로 꼽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처음으로 대면하고,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생산 확대를 논의하는 등 경제 외교 행보에 집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기조연설에서 “회복력 있는 공급망이야말로 다자무역체제의 핵심”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세계 경제 정세와 관련, “연결의 힘은 약화되고 분절의 힘이 세력을 얻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기술패권주의와 자원 무기화는 세계 경제의 블록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APEC 중심의 ‘연결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과제로는 세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교역·투자·공급망 연결성 강화를 꼽고, 공급망 문제에 방점을 찍었다. 윤 대통령은 “공급망 리스크는 국가 차원에서는 안보의 문제이고, 기업 차원에서는 생존의 문제”라며 “다자무역체제의 수호자로서 APEC의 역할과 위상은 계속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과제로는 디지털 상호 연결성 강화를 들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보편적 규범과 질서가 필요하다”면서 국제 규범 정립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APEC 내 미래세대 간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가칭 ‘청년 과학자 교류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과학 분야에서 일정한 학위를 취득하고 연구·개발에 종사하는 청년세대의 자유로운 역내 이동을 보장하자는 게 골자다. 서밋 직전 윤 대통령과의 사전환담에서 실판 아민 GM 수석부회장은 “한국 정부의 과감한 규제개혁과 제도 개선으로 한국에서의 기업 활동에 자신감이 생긴다”며 “앞으로도 한국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구체적인 계획이나 규모는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실은 GM의 신호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면서 후속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쿡 CEO와 처음으로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쿡 CEO는 부친이 한국전 참전용사인 점을 언급하고 “한국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한국 협력업체와 한국 정부의 도움이 없었으면 애플의 현재 위치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한국 기업과 1000억달러 이상의 거래를 성사했고 앞으로도 협력과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최 수석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부친의 한국전 참전에 국민을 대표해 감사한다”면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 확대와 정부 지원 의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날 오전 전용기 편으로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첫 일정으로 동포 오찬 간담회를 열고 현지 한인들을 격려했다.

샌프란시스코 |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