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킬러문항 없었지만...국·영·수 다 어려웠다

尹정부 ‘공교육 정상화’ 첫 시험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인천시 미추홀구 25지구 제5시험장이 마련된 인선인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는 정부가 예고한 대로 ‘킬러 문항’이 출제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개념 이해와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많이 나와 최상위권 변별력을 갖췄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국어와 영어는 작년 수능보다 어려웠고, 수학은 매우 어려웠던 작년보다는 평이했지만 난도가 있었다고 한다. 수능 문제의 EBS 연계율은 50%로 작년과 같지만, 수험생들이 느끼는 체감 연계율은 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문성 수능 출제위원장은 16일 브리핑에서 “교육과정의 핵심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했다”면서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 문항’은 배제했고 공교육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하도록 출제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6월 공교육만으로 풀 수 없는 초고난도 ‘킬러 문항’이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몬다고 보고 올해부터 이를 없앤 ‘공정 수능’을 출제하겠다고 했었다.

EBS 국어 영역 윤혜정 강사(덕수고)는 이날 “(국어는) 작년 수능과 9월 모의 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면서 “문제 풀이만 반복해선 풀 수 없고, 사고력을 측정하는 변별력 높은 문제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수학 영역의 심주석 강사(인천하늘고)는 “최상위권은 (아주 어려웠던) 작년 수능과 (다소 쉬웠던) 9월 모의고사 사이 정도”라면서 “변별력 높은 문제도 공교육 교과와 관련성이 높고 EBS에서 자주 다뤘던 내용이라 공교육으로도 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킬러 문항’의 예시로 지나치게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거나 고교 수준을 넘는 개념들이 여럿 포함된 문제 등을 꼽았는데 이날 수험생들도 “킬러는 없었던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이번에 수능 출제진이 낸 문제 중 ‘킬러 문항’ 여부만 걸러내는 점검단을 별도로 운영했다. 수능 성적은 수험생들에게 12월 8일 통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