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미 기업인에 “현대화된 14억 중국은 기회”
외국 투자자 안심시키기 나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 재계 인사들을 만나 대규모 시장을 가진 자국의 강점을 부각하면서 “14억 중국의 현대화가 세계에 거대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미·중관계를 안정화함으로써 대외 환경을 개선하고 외국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것은 이번 시 주석 방미의 주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시 주석은 15일(현지시간)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한 뒤 미·중관계전국위원회(NCUSCR)와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가 미국상공회의소 등과 함께 개최한 환영 만찬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고품질 발전을 추구하는 중국과 경제 진흥에 주력하는 미국의 협력 공간은 무한히 넓고, 상생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의 동반자이자 친구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개발도상국으로, 초대규모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아무리 큰 것도 14억으로 나누면 매우 작지만 아무리 작은 것도 14억을 곱하면 거대해지며, 이것이 바로 중국이 가진 큰 어려움이자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중·미관계의 문은 닫힐 수 없고 더 많은 미국 주지사와 의원, 미국 각계 인사의 중국 방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만찬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 대형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와츠먼 창업주, 보잉사 스탠 딜 CEO,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 등 미국 유수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이번 방미에서 이들과의 만남에 상당한 신경을 쓴 것으로 전해진다.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기 전에 미 기업인들과 먼저 만찬을 하고 싶다는 계획을 전달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을 두고 중국에 대한 외국 투자자의 우려를 진정시키는 게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이 성사된 것 자체에도 경제 회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미·중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갈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이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해 초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모두 해제하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나섰지만 경제 회복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대외 수출은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중국 시장에 불안을 느낀 외국 투자자들의 이탈도 문제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공급망과 대외 환경을 안정화하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수 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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