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수능]"시험 안 봐요, 나갈래요" 퇴실 소동…버스 놓친 60대 만학도
학교 착각·지각 위기…경찰 등 도움의 손길 이어져
(전북=뉴스1) 임충식 김혜지 강교현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6일, 전북 지역 각 시험장에서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슬아슬한 상황들이 펼쳐졌다. 위기의 순간을 도움의 손길로 무사히 넘긴 학생들이 있는가하면 부주의나 실수로 시험을 온전히 끝내지 못한 학생들도 있었다.
◇학교 착각, 신분증 깜빡…가까스로 입실 '성공'
16일 오전 7시22분, 60대 만학도 수험생 A씨가 완주 고산터미널에서 전주로 가는 버스를 놓쳤다. 그는 자신의 시험장인 전주성심여고에 제때 도착하지 못할 것 같자 다급히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 수험생을 태우고 22㎞를 달려 입실 시간 안에 무사히 도착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오전 8시5분께 '전주여고'에 도착했으나, 이내 시험장을 잘못 찾았단 사실을 알았다. 당황한 이 수험생은 경찰의 도움을 받았고 본래 시험장인 '전북여고'에 가까스로 입실할 수 있었다.
한 수험생은 신분증을 놓고 온 걸 뒤늦게 알게 됐다. 이 수험생은 황급히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 시험 시작 전 무사히 신분증을 전달받았다.
자율방범대 도움을 받은 수험생도 있었다. 이날 오전 7시50분께 익산 모현·송악동 자율방범대는 입실 완료 시간 10여분을 앞두고 도움을 요청한 수험생을 전북제일고까지 안전하게 이송했다.
◇시험 중에 벨소리가?…"전자기기 반납 안 했어요"
철저한 사전 안내 등 교육에도 불구하고 금지된 물품을 소지했다가 적발돼 퇴실되는 등 부정행위도 여전했다.
수능 시험장에는 휴대전화, 스마트기기(스마트 워치 등), 디지털카메라, 전자사전, MP3 플레이어 등 일체의 전자기기를 소지할 수 없다. 하지만 올해 전북에서는 총 5명의 수험생이 전자기기 등을 소지했다가 끝내 시험을 치르지 못하게 됐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7분 전주 A시험장에서는 1교시가 끝난 후 쉬는 시간에 가방에서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벨소리를 들은 주변 학생들은 곧바로 감독관에게 알렸다. 이 학생은 시험 시작 전에 휴대폰을 반납하지 않고 가방에 넣어둔 것으로 드러났다.
오전 11시9분 전주 B시험장에서는 디지털 시계를 소지한 채 2교시 시험을 치른 한 수험생이 적발됐다. 또 전주 C시험장에서는 가방에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을 넣어둔 채 시험을 치른 수험생도 있었다. 감독관은 '가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는 학생들의 제보에 금속탐지기로 무선 이어폰을 찾아냈다.
이 외에도 디지털 시계를 소지하거나 블루투스 헤드폰을 소지한 수험생 2명이 감독관에 적발됐다.
◇종소리 울렸는데 답안지 작성…'0점 처리'
시험 규정을 어겨 퇴실 조치 되는 수험생들도 있었다. 한 수험생은 2교시 종료령이 울린 뒤에도 답안지를 작성했다. 감독관은 이를 부정 행위로 판단했다.
4교시 탐구영역에서도 부정 행위자가 나왔다. 군산의 한 시험장에서는 2선택 시험에 1선택 과목 답안지를 수정하던 수험생이 적발됐다.
수험생은 탐구영역을 볼 때 본인이 선택한 과목을 순서대로 응시해야 하며, 해당 선택 과목의 문제지만 책상에 올려두고 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정 행위로 간주된다.
적발된 수험생들은 모두 부정 행위 자술서를 작성한 뒤 퇴실 조치됐다. 시험 결과 역시 모두 0점 처리된다.
◇'시험 안 볼래요'…대기실서 소란까지
군산에서는 한 수험생이 시험을 중단하는 일이 벌어졌다.
1교시 시험을 보던 학생은 감독관에게 "시험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감독관은 해당 학생을 대기실로 이동 조치했다. 혹시나 다른 수험생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 수험생은 "왜 밖으로 보내주지 않냐"면서 대기실에서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관은 수험생으로부터 시험 포기 확인서를 받은 뒤 퇴실시켰다.
◇두통·오한 등 호소…수험장서 응급 조치
이날 일부 학생과 감독관은 두통 등을 호소하기도 했다.
전주와 남원, 군산 지역 수험생 6명은 두통과 몸이 오슬오슬 떨리는 증상을 보여 구급대원으로부터 응급 처치를 받았다. 또 소화 불량을 호소한 수험생도 3명이 발생했다.
전주와 익산 등에서는 강박성 장애, 기침과 복통 등으로 인해 학생 4명이 예비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러야만 했다.
이 밖에도 감독교사 2명이 두통으로 응급 처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행히 병원 이송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iamg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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