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아닌 '독' 됐다…'주1회' 문제적 편성 무리수[초점S]

장진리 기자 2023. 11. 1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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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사형투표' 포스터(왼쪽), '오늘도 사랑스럽개' 포스터. 제공| SBS, MBC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SBS '국민사형투표'와 MBC '오늘도 사랑스럽개' 등 주1회 편성 드라마가 안방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BS 목요드라마 '국민사형투표'(극본 조윤영, 연출 박신우)는 16일 조용한 종영을 앞두고 있고, MBC 수요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극본 백인아, 연출 김대웅)는 야구 중계로 들쑥날쑥 편성이 계속되며 시청자 이탈이 이어지는 중이다.

'국민사형투표'의 경우 당초 주2회 편성 예정이었던 작품이다. SBS 월화드라마로 방송될 계획이었으나 SBS가 월화드라마 자리를 사실상 폐지하다시피 하면서 주1회 편성으로 변경, 목요일로 자리를 옮겼다.

'오늘도 사랑스럽개' 역시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오늘도 사랑스럽개'는 MBC가 수요드라마라는 자리를 새롭게 마련하면서 주1회로 시청자들을 만나게 됐다.

SBS와 MBC 모두 주1회 드라마 편성을 결정하면서 강력한 몰입도와 도전적 실험정신을 내세웠다. SBS는 "밀도 있는 편성을 통해 한층 더 강력한 몰입도로 시청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했고, MBC는 "이전에도 유연한 편성과 실험정신으로 대한민국 트렌드를 이끌어왔다"라며 "평일 밤 시청자를 사로잡기에 적합해 자신있게 주 1회 편성을 결정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지만, 오히려 결과는 정반대다.

'국민사형투표'는 악질범들을 대상으로 국민사형투표를 진행하고 사형을 집행하는 정체 미상 개탈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탔다. 그러나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가 주1회 편성으로 속도감이 떨어지면서 있는 시청자들은 지키지 못했고, 새로운 시청자들의 유입에는 실패했다.

박성웅, 박해진의 안방 복귀작이자, '더 글로리'로 최고의 대세 인기를 누리는 임지연의 차기작이었지만 주1회 편성의 역효과를 이길 순 없었다. 배우들의 활약 속에서도 드라마는 3~4%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저조한 시청률 속에 이날 마무리된다.

'오늘도 사랑스럽개'는 야구 중계로 인한 결방 폭탄에 시달렸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와 맞물려 지난달 25일과 이달 8일 두 차례나 결방됐다. 주1회 방영인만큼 결방은 2주간의 공백을 가져온다. 드라마에게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고, '오늘도 사랑스럽개'는 한 주 걸러 한 주 편성에 시청률이 1%대로 내려앉았다.

작품에 '득'이라던 '독' 주1회 편성 뒤, 진짜 사정은 따로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앞다퉈 드라마 편성 줄이기에 나서는 중이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아무리 리모콘을 돌려도 볼 드라마가 없다는 소리까지 나오는 중이다. 이같은 상황에는 돈의 논리가 존재한다. 거대한 제작비에 비해 드라마가 효율이 떨어져도 너무나 떨어진다는 '가성비'의 계산이 나오기 때문.

넷플릭스 등 OTT의 활약과 경기 침체로 인한 광고비 추락, 갈수록 높아지는 배우들의 출연료는 방송사가 제작비 폭탄을 드라마에 투하하는 것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드라마를 완전히 포기할 수도, 가성비만 따지며 저예산 드라마를 제작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드라마는 한번 터졌다 하면 강력한 한방을 가져다 주는 '슈퍼 IP'인 탓에 결국 떡잎이 보이는 '예비 효자'를 골라 투자하는 수밖에는 없다.

물론 주1회 편성에서도 살아남은 작품도 있다. 시즌1, 2의 성공에 힘입어 시즌3에서도 '미친' 전개를 보여줬던 '펜트하우스3', '슬기로운' 시리즈의 자존심을 지킨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주1회에도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지킬 수 있었다. '펜트하우스3'의 경우 전 시즌으로 몰아친 인기를 마무리하는 시즌으로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컸고,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매주방송이 독립적인 에피소드로 전개돼 연속성을 담보하지 않아도 됐다.

결국 두 작품의 성공은 어떤 상황에서도 이른바 '탈주'하지 않을 단단한 시청자층이 있거나, 혹은 각각의 에피소드가 독립성을 가질 때 주1회 편성도 성공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가장 원론적인 대책은 주1회라는 까다로운 편성도 이겨낼만한 작품성의 담보일 수밖에 없다.

한 방송 관계자는 스포티비뉴스에 "OTT가 계속 성장하면서 시청자들은 점차 '몰아보기'에 더욱 익숙해졌다. 주1회 편성이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효율적인 탈출구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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