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에 실적도 역대급…일본 기업들 3년연속 ‘돈 잔치’

닛케이, 상장사 1020곳 실적 분석
전년 대비 평균 13% 증가로 예상
9월 조사의 6%보다 큰 폭 늘어나
엔저 순풍에 국내외 제품값 인상

도요타의 일본 현지 공장 가운데 2번째 규모인 아이치현의 모토마치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차량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도요타]

일본 상장사 1000여 곳에서 3년 연속 최고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이들의 2023년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순이익 전망치는 37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도쿄증권 프라임시장에 상장한 1020곳의 실적 예상을 집계한 결과, 순이익 전망치가 전기 대비 13% 늘어난 43조4397억엔(약 370조원)으로 예상됐다. 지난 9월 조사에서 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것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채산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매출액 순이익률도 6%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실적 호조의 가장 큰 요인은 ‘엔저 효과’다. 연초 130엔대에서 시작한 달러당 엔화는 현재 150엔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수출 기업 순익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일본 도요타가 1일 4~9월 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도요타]

업종별로 제조업 순이익이 14% 증가한 21조2353억엔으로 전망됐다. 도요타가 이번 회계연도에 영업이익이 4조엔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스즈키도 엔저 효과에 인도 시장에서의 판매가 늘면서 최고 이익을 내고 있다.

식품의 경우 국내외 가격 인상이 실적으로 이어진 경우다. 닛신식품은 지난 6월 자국 내 즉석 라면 가격을 10% 이상 올렸고, 조미료 업체 키코만도 계속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물론 원재료값 인상 등을 반영한 것이지만, 기업 실적도 개선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비제조업은 13% 증가한 22조2044억엔의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엔데믹 국면에서 일본을 찾는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이 부문도 이익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또한 금리상승과 주가상승으로 역대 최고 이익을 예고하고 있다.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도 오름세다. 16일 닛케이평균주가는 3만3400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심리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중 최고치인 3만3753엔(지난 7월 3일)에 육박한 상황이다.

다만 일본 기업이 지속적으로 이익을 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나온다. 엔저 효과가 사라지고 중국 경기 둔화가 계속된다면 내년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