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10승1패 무한질주, 완전 'DB진' 원주. DB는 어떻게 더욱 무섭게 진화하고 있나

류동혁 2023. 11. 16.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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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는 수비를 하고 있는 이선 알바노. 사진제공=KBL
DB 김종규와 로슨의 더블팀. 사진제공=KBL

[원주=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원주 DB가 파죽의 3연승을 달렸다. 무려 10승1패로 단독선두를 무한 질주하고 있다.

DB는 16일 원주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81대72로 완파했다.

디드릭 로슨(14득점, 13리바운드), 이선 알바노(10득점, 12어시스트), 김종규(26득점, 9리바운드), 강상재(17득점, 5리바운드) 등 '빅4'가 고른 활약을 했다. 현대모비스는 게이지 프림(13득점), 케베 알루마(12득점), 신민석(16득점)이 분투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력이 저조했다.

트리플 포스트(로슨, 김주성, 강상재)를 쓰면서도 강력한 트랜지션을 가지고 있는 DB. 올 시즌 돌풍을 넘어 최강 팀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전반전

현대모비스 게이지 프림은 경기 전 장염 증세를 보였다. 인근 병원에 다녀왔고, 현대모비스는 급하게 스타팅 멤버를 케베 알루마로 변경했다.

9승1패를 기록 중인 DB는 현 시점 포지션별 균형이 가장 좋다. 현대모비스는 윙맨 자원은 강력하지만, 메인 볼 핸들러에 문제가 있다. 원래 약했던 부분이고, 서명진마저 십자인대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상황이다.

단, 다행스럽게 김태완이 많이 성장했고, 악착같은 수비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알바노가 현대모비스의 아킬레스건을 두드렸다. 절묘한 패스로 김종규의 골밑 슛을 유도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도 만만치 않았다. 알루마를 중심으로 조직적 공격을 가져갔다. 힘 대결이 팽팽했다.

장재석이 속공 찬스를 놓쳤다. DB의 되치기 트랜지션 공격. 강상재의 깨끗한 3점포가 터졌다. 수비에서는 최승욱이 돋보였다. 2개의 블록슛을 성공시키면서 팀 사기를 높였다.

12-6, DB의 리드. 그러자, 1쿼터 5분47초를 남기고 함지훈이 들어갔다. 강상재가 또 다시 움직였다. 저돌적 스핀 무브에 의한 골밑슛. 상대 파울까지 얻어냈다.

현대모비스는 확실한 공격루트를 만들지 못했다. 답답한 공격이 이어졌다. 그러자 3분30초를 남기고, 프림이 투입됐다.

DB는 군에서 제대한 포인트가드 유현준이 3분14초를 남기고 코트를 밟았다.

현대모비스는 프림과 김지완의 득점으로 흐름을 끊었다. 이 과정에서 김종규가 좋지 않은 발목에 충격을 받고 교체.

6~10점 차의 공방이 이어졌다. 1쿼터 마지막 알바노가 마크맨을 가볍게 제치고, 텅 빈 현대모비스의 골밑으로 돌진했다. 28-18, 10점 차 DB의 리드.

2쿼터 DB는 강하게 로테이션을 돌렸다. 코트에 제프 위디, 김현호, 서민수, 김영현, 박인웅 등 식스맨 자원들이 모두 투입됐다. 단, 강한 활동력과 공수 조직력은 여전했다.

현대모비스는 신민석과 함지훈의 3점포가 터졌지만, 8점 차 이상의 추격을 허락하지 않았다. 현 시점 DB가 최강으로 평가받는 숨은 이유다. 주전과 벤치가 모두 기본적으로 강한 압박과 밀착 수비능력을 지니고 있다.

수비가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공격에서 미스를 범해도 큰 문제가 없다. 리드를 당했을 때도, 공격에서 급해지지 않는다. 물론 코어 알바노와 로슨의 더블 핸들러가 워낙 승부처 대응 능력이 뛰어난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강한 수비로 상대 흐름을 차단하면서 반격을 가한다. DB가 가장 무서운 이유다. 김종규의 속공이 터지면서 38-26, 12점차, 현대모비스의 작전 타임.

신민석의 3점포가 터졌다. DB는 로슨이 스텝백 3점으로 반격, 그러자 이우석이 다시 3점포로 응수.

8~10점 차 DB의 리드. 이우석이 실책을 저질렀다. 로슨의 포스트 업, 이후 밖으로 빼주는 패스. 김종규가 3점포를 터뜨렸다. 13점 차 리드. 단, 현대모비스는 끈질겼다. 프림이 바스켓 카운트 3점 플레이.

현대모비스가 스틸에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속공을 나가는 과정에서 실책. 강상재의 3점포가 오히려 터졌다.

2쿼터 종료 55.5초를 남기고 인상적 장면이 나왔다. 현대모비스는 외곽으로 수 차례 패스. 끝내 3점슛 오픈 찬스를 만들어냈다. 단, DB의 로테이션은 사력을 다했다. 9점 차 앞서고 있었지만, 강력한 수비 활동력으로 최선의 컨테스트를 했다. 결국 현대모비스는 24초 공격 제한 시간에 걸렸다. 넉넉하게 앞서고 있는 DB의 수비 집중력은 놀라웠다. 이 부분이 중요한 흐름에서 DB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핵심 요인 중 하나다. 결국, DB는 48대39, 9점 차 리드를 잡은 채 전반전을 끝냈다.

DB 디드릭 로슨. 결국 승부처 로슨과 알바노를 중심으로 DB는 해결했다. 사진제공=KBL

▶후반전

DB의 3쿼터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현대모비스는 빠른 트랜지션을 중심으로 추격에 나섰다.

단, 속공 상황에서 또 다시 뼈아픈 실책. 흐름이 끊어졌다. 로슨이 돌파 이후, 김종규에서 절묘한 어시스트. DB는 또 다시 현대모비스의 추격세를 교묘하게 차단했는데, 이 과정에서 수비가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도 만만치 않았다. 매치업 상성에서 코어의 힘이 DB가 강하지만, 높이와 트랜지션에서는 현대모비스가 밀리지 않는다. DB의 3쿼터 초반 야투율이 좋지 않았다. 리바운드를 잡은 현대모비스는 강한 트랜지션으로 얼리 오펜스를 성공시켰다. 알루마가 선봉에 나섰다. 46-59, 4점 차까지 추격. 그러자 DB의 작전 타임.

전열을 가다듬은 DB는 강상재가 코너 3점포를 성공시켰다. 올 시즌 강상재는 완전히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DB의 실질적 리더. 시즌 전 몸무게를 6kg이나 줄인 강상재는 외곽의 비중을 늘리며 내외곽에서 맹활약. 예비 FA이기도 한 그는 몸값을 한껏 높이고 있다.

매번 뼈아픈 실책으로 흐름을 타지 못했던 현대모비스는 이번에는 달랐다. 비 시즌 많은 노력을 한 김태완이 파고든 뒤 미드 점퍼. DB의 실책이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우석의 패스 미스. 허리가 좋지 않은 이우석은 '미완의 대기'다. 단, 순간적 집중력은 부족하다. 뼈아픈 패스미스를 강상재가 스틸, 속공으로 연결했다. 다시 55-48, 7점 차 DB의 리드. 현대 모비스의 작전 타임. 현대모비스는 김태완이 3점포를 터뜨리면서 다시 추격을 시작했다.

4~6점 차 치열한 공방전. 이때, DB가 강력한 속공 2방을 터뜨렸다. 김종규와 박인웅이 달렸다. 빠르고 예리했다. 7점 차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DB는 기본적으로 트랜지션이 강력했다. 마치, 시위에 얹어놓은 팽팽한 활 같았다.

상대가 세이프티 수비에 약점을 보이면 언제든지 달려나갈 수 있는 탄력이 팀 전체에 존재했다. 결국 66-58, 8점 차 리드로 3쿼터 종료.

4쿼터, 조금씩 점수 차가 벌어졌다. 현대모비스의 공격 흐름은 원활하지 않았다. 프림을 중심으로 한 포스트 업 공격, 스크린을 이용한 2대2도 DB에게 막혔다. 반면, DB 역시 여전히 야투율은 좋은 편은 아니었다. 단, 결정적 흐름에서 귀중한 공격 리바운드를 확보했고, 알바노가 날카로운 돌파에 의한 미드 점퍼와 골밑슛을 터뜨렸다. 결국, 현대모비스는 추격의 흐름을 좀처럼 잡지 못했다.

현대모비스는 프림과 김국찬의 외곽포로 경기종료 3분32초를 남기고 76-66, 10점 차로 추격했다. DB의 작전타임.

하지만, 알바노의 미드 점퍼는 실패. 함지훈의 컷인. 프림의 미드 점퍼까지 터졌다. 6점 차. 아직 DB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시간과 점수 차.

이때, 알바노가 골밑을 깊숙히 파고든 뒤 킥 아웃. 외곽 김종규가 그대로 3점포를 작렬시켰다. 79-70, 9점 차. 남은 시간은 1분35초. 사실상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DB는 강하다. 그리고 진화하고 있다. DB의 시스템은 명확하면서도 복잡하다.

로슨과 알바노의 원-투 펀치. 승부처를 담당한다. 강상재가 날개를 단다. 김종규가 골밑에 버티고 있다. 또, 최승욱 박인웅 김영현 김현호 등이 강력한 활동력으로 세부적 약점을 보완한다. 이 부분이 어우러지고 있다.

승리의 확률을 최대화시킬 수 있는 수비가 안정적이다. 압박과 집중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여기에 로슨과 알바노가 수비에서 요령을 더한다.

즉, 농구는 흐름 싸움이다. 상대의 흐름이 강할 때, 쉽게 피하고, 아군의 흐름이 강할 때 그대로 유지시킨다.

승부처에서는 알바노와 로슨의 2대2, 그리고 강상재, 김종규, 외곽의 3&D 자원들이 호시탐탐 노린다. 즉, 원-투 펀치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원-투 펀치를 중심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길 수 있는 요소들을 모두 갖춘 셈이다. 10승1패의 파죽지세를 달리고 있는 이유다. 결국 데이터는 골고루 분산된다. 강팀을 만나면 로슨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이 부분도 계속 완화되고 있다. 경기를 치를수록 팀 케미스트리가 점점 더 견고해지는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는 흐름이 좋지 않다. 여전히 좋은 트랜지션과 활동력을 가졌다. 단, 서명진의 이탈로 메인 볼 핸들러는 더욱 불안해졌다. 공격에서 확실한 코어가 없다. DB와 같이 40분 내내 견고한 수비력을 지닌 팀을 만나면, 현대모비스는 세트오펜스에서 공격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대 강점인 트랜지션은 여전히 위력적이지만, 비슷한 스피드의 DB를 만나면 이조차 반감된다.

단, 10점 차 내외에 추격을 하는 가운데에서도 무너지지 않은 부분은 칭찬할 만하다. 게다가 힘겨운 추격전 속에서도 활동력을 극대화한 점은 인상적이었다. 단, 미묘한 흐름 속에서 코어의 힘 차이가 분명 있었다. DB와 현대모비스의 승패를 가른 핵심 요인이었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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