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간 한번도 없었다…美 인플레 후 소프트랜딩, 이번엔 가능?[오미주]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크게 치솟았던 인플레이션이 경기 침체 없이 정상 수준으로 내려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들 대부분의 생각이었다.
실제로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80년 동안 경기 침체를 초래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상당 수준으로 끌어내리는데 성공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대폭 끌어내리고도 경기를 연착륙(소프트랜딩)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낸시 밴든 하우튼은 WSJ에 "우리가 지금 예상하는 것은 소프트랜딩"이라며 "우리는 경제가 상당히 약화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전면적인 위축은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는 2021년에 코로나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경제가 큰 폭으로 반등했고 지난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최고 9.1%까지 뛰어 올랐다. 이에 대처해 연준은 금리를 제로(0%) 수준에서 현재의 5.25~5.5%로 대폭 끌어 올렸다.
지난 10월 CPI의 연율 상승률은 3.2%로 낮아졌다. 이같이 인플레이션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동안 미국의 고용은 계속 늘어났고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확실한 신호도 없었다.
지난 9월에 발표된 연준 위원들의 경제전망요약(SEP)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전년비 상승률이 올해 말 3.7%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정책을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리서치 회사인 인플레이션 인사이츠의 오마이르 샤리프는 WSJ에 PCE 물가지수의 전년비 상승률이 올해 말 연준이 전망한 것보다 더 낮은 3.4%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기둥은 소비자 지출이었다, 하지만 소비자 지출도 드디어 식고 있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미국의 지난 10월 소매판매가 전월비 0.1% 줄어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했던 0.3% 감소에 비해서는 선방해 미국의 소비 흐름은 여전히 생각보다 탄력적이었다.
인디드(Indeed)의 이코노미스트인 닉 벙커는 WSJ에 "약간의 난기류가 발생하고 상황이 더 어려워지기 전까지는 소프트랜딩이 가능해 보인다"며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는 바닥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없는 법"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금리 인상에도 올해 둔화되기는커녕 올 3분기에는 4.9%로 2021년 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올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대로 급격히 낮아지고 내년에도 1%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소비자 지출이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소비자 지출은 올 3분기에 연율 4%의 증가세를 보였는데 이는 코로나 팬데믹 때 쌓아둔 저축 덕분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저축률은 지난 5월 5.3%에서 9월에는 3.4%로 떨어졌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올해 연말 쇼핑 시즌인 11~12월 소비자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5.4%나 2021년 12.7%의 증가율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신규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업수당을 받고 있는 전체 실업자들의 숫자는 지난 10월21일까지 7주일 연속 증가하며 160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새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노무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레미 슈워츠는 WSJ에 높아진 금리로 기업과 가계가 예상치 못한 충격에 더 많이 노출되면서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기업이 부채를 재융자하는데 들어가는 차입 비용이 올라가고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잠재적인 외부 충격에 취약한 상태가 됐다는 지적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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