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일 안하고 그냥 쉬어요”…정부, 1조 원 투입해 해결?

KBS 지역국 2023. 11. 1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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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앞서 올해 수능 관련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앞으로 대입 전략으로 고민할 수험생도 있지만, 대학에 가지 않고 곧바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올해 직업계고등학교 졸업자 중 취업을 한 학생은 10명 중 3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취업을 했다 하더라도, 3명 중 1명은 1년도 되지 않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지난해와 비교해 직업계고 졸업생 실질 취업률은 감소했고, 대학진학률은 늘었습니다.

그동안 정부가 고졸 취업과 채용 정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고, 고졸 취업자들도 원하는 직장을 찾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청년층 전체로 대상을 확대해 보면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청년 20명 중 1명, 약 41만 명이 일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고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 였는데요.

일각에서는 "일 안 하고 돈 많이 주는 회사 찾으니 일자리가 없는 게 당연하다" "중소기업이나 공장 같은 곳은 4년제 대학 나왔다고 안 다닌다" "저임금에도 성실히 일하는 사람 도와 줘라" 이렇게 비판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실제 지금 쉬고 있는 청년들은 뭐라고 얘기할까요?

[백석대 졸업생 : "직장을 그만둔 이유는 조금 더 나은 처우의 직장에 들어가고 싶어서 그만뒀고요. 중소기업은 연봉이라든지 근무 시간 이런 게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서, 노력하고 공부하면 더 나은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상황이기 때문에…."]

어제 정부는 "쉬고 있는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찾아주겠다"면서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1조 원에 육박하는 예산을 투입할 계획인데요.

특히 고등학교 재학생, 그리고 일하지 않고 쉰지 얼마 안 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을 각각 새로 마련했습니다.

[추경호/경제부총리/어제 : "먼저 취업을 준비하는 재학 단계에서 민간, 공공부문 청년 인턴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비진학 고등학생 대상으로도 맞춤형 취업 지원 서비스를 신설해 제공하겠습니다. 재취업 등 구직 단계에서는 일자리를 찾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도록 자조 모임,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는 청년 성장 프로젝트를 신설하고…."]

이번 정부 대책에는 청년층의 경력 설계나 진로 탐색, 상담 같은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이른바 '미스 매칭'을 해결하려는 게 아니냐는 전문가 분석도 나오는데요.

'미스 매칭'이란 말 그대로 일할 사람이 필요한 중소기업에는 청년들이 가기 싫어하고, 청년들이 선호하는 대기업은 문이 좁다는 거죠.

그동안 청년 취업 문제의 과제였습니다.

실제 쉬고 있는 청년 3명 중 2명은 구직 의사가 있다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구직자를 지원하는 데만 집중돼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근본적으로는 기업과 노동 현장의 환경과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거죠.

[박영범/한성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 "지금 우리나라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너무 크거든요. 그게 점점 커지고 있어요. 누가 선뜻 중소기업에 가겠어요. 결국은 몇 년 걸리더라도 대기업에 가려고 할 테니까, 문제가 있기 때문에 노동 개혁이 필요하다는 거죠."]

결국 청년 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취업준비생에 대한 지원과 동시에 중소기업을 육성·개혁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할 텐데요.

1조 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정부 예산이 한쪽으로만 편중된 건 아닌지.

새로운 대상, 새로운 지원책을 들고나왔음에도 정부의 청년 취업 문제 해결 설계도는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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