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김동연-유정복 ‘김포 편입’ 확연한 의견차 확인…수도권 현안 해결 불씨 우려

김보미·유경선 기자 2023. 11. 1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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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왼쪽부터)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3자회동에 참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이 16일 오후 3자회동에서 서울 편입을 둘러싼 확연한 입장차를 확인했다. 교통과 쓰레기 매립지 등 공동 생활권에 산적한 문제 일부는 의견 접근을 이뤘으나 행정 체계 개편에 따른 이견이 향후 수도권 이슈 해결에 불씨로 남게 됐다.

세 사람은 이날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만나 수도권 매립지 대안 마련과 한강에서 서해로 이어지는 아라뱃길 등 현안을 공유했다. 지난해 7월 취임 후 5번째 논의가 이어지면서 대체 매립지는 내년 3월까지 공모 절차에 들어가고, 해상 관광 개발을 공동으로 노력하자는 합의를 이뤘다.

특히 교통 분야는 상당한 진전을 보여 내년 1월 서울시가 시범 도입하는 대중교통 정기권인 기후동행패스의 인천시 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정기권(더 경기패스)를 추진 중인 경기와는 수도권 교통에 관해 공동 연구를 하기로 했다.

세 지자체장은 다음 달 말이나 내년 1월 초 현안을 마무리 짓기 위해 다시 회동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안 논의는 김포 편입을 둘러싸고 서울·인천과 경기로 나뉜 현격한 의견 차이가 관건일 전망이다.

국민의힘이 총선 이후에도 이 의제를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이날 김포만 원포인트로 한 특별법을 발의한 만큼 편입 이슈가 지방정치의 의제를 모두 흡수하면서 수도권 현안 논의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이날 여권의 편입론에 대해 “국민의 70% 가까이가 현실성 없는 총선용이라고 이야기를 한다”며 “이미 국민 심판이 끝났다. 총선과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오 시장은 “(김 지사와)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고, 짧은 시간에 공통점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을 거 같다”고 전했다. 전날 오 시장은 당에 6~10년에 걸친 ‘단계적 서울 편입’을 제안해 행정 개편안을 구체화한 바 있다.

앞서 당론에 반대했던 유 시장은 “현실적으로 총선 전 처리는 무리가 있다는 취지였다”며 한발 물러난 입장을 언급했다.

편입 이슈가 계속 이어지면서 수도권 현안 논의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행정 개편이 구체화하면 김포를 시작으로 구리 등 경기권 지자체들의 이탈 움직임이 가시화될 수 있어 서울과 경기의 정책 공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수도권 행정 지도가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매립지 문제는 더 꼬일 수 있다. 오 시장은 “서울 편입 지자체에 기피시설을 옮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으나 임기 내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공약한 유 시장이 앞서 김포 편입 구상을 반대한 것은 이 같은 측면에서다.

오 시장은 서울을 비롯해 부·울·경 등에서 논의 중인 ‘메가시티’ 구상을 지방 소멸의 대응법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서울시의회 정례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오 시장은 “생활권과 유리된 행정 체계를 일치시켜보자는 차원으로 김포를 계기로 논의가 시작됐다”면서 “이번 기회에 (메가시티 방안이) 심도 있게 발전적인 방향으로 지방소멸에 어떤 인사이트를 주고,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지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 지사는 이날 회동 후 “서울 확장은 대한민국이 30년간 가져온 국토 균형 발전, 지방분권을 전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며 “주민·지방의회 의견 수렴과 주민투표도 없이 정치적 쇼를 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편입을 원하는 김포·구리시와 연구반을 꾸려 편입 실익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의 ‘동일 생활권 삶의 질 향상 TF’도 만들어 서울 주변 도시 편입 등에 대한 통합 연구도진행할 방침이다.


☞ 오세훈·유정복 만난 김동연 “메가시티, 총선과 함께 사라질 이슈”
     https://www.khan.co.kr/local/local-general/article/202311162010001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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