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성패, 데이터에 달렸다] "그린+디지털 `트윈 트랜지션` 화두… 자회사·협력사 포괄 ESG 플랫폼 갖춰야"

김나인 2023. 11. 16. 20: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수인 SK㈜ C&C 디지털ESG그룹장. 박동욱기자 fufus@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시작과 내재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준비해야 한다. 맞춤형 로드맵을 수립하고 기업과 자회사, 공급망을 통합 관리하는 토털 ESG 플랫폼을 구축해 디지털 넷제로를 추진해야 한다."

방수인(사진) SK㈜ C&C 디지털ESG그룹장은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디지털타임스 주최로 열린 'ESG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방 그룹장은 지난 24년간 SK C&C에서 통신, 제조, 유통 등 다양한 산업군을 경험했고, 기업 대상 혁신 컨설팅과 데이터 기반 혁신 사업을 주도한 전문가로, 디지털ESG 전문 기업을 선언한 SK C&C의 관련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방 그룹장은 "ESG는 기업경영의 필수 요건이자 직접적 리스크로, 즉시 대응이 필요한 이슈"라며 "규제와 재무적 위험성이 높은 부분부터 대응하고 실질적 경영성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 그룹장은 자본 시장의 메커니즘이 주주 중심에서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변하는 추세에 따라 ESG가 기업경영의 필수 요건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실제 최근 금융·산업 현장에서는 정부의 탄소중립 요구부터 ESG에 대한 의무 공시 요구, 기후변화와 기술 전환을 모두 해결하려는 EU(유럽연합)의 '쌍둥이 전환' 정책 등에 대한 압박이 가시화하고 있다. 재무적인 가치뿐 아니라 비재무적인 ESG 요소가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자리 잡았다.

방 그룹장은 넷제로와 ESG 공시, 그린워싱 이슈를 차례로 짚었다. 그는 "EU(유럽연합)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적용으로 무역장벽이 형성되며 공급망 전반으로 관련 비용이 전가되고 있다"며 "국내 탄소배출량 무상할당 비중도 대폭 축소돼 모든 기업의 탄소 비용 증가는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ESG 확산은 금융사가 주도하는 만큼 ESG 공시가 상장기업만 해당된다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자본시장 ESG 감독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고, 금융위원회와 국회는 각각 공시제도와 자본시장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자산규모 200개 기업 중 70% 가량인 143개 기업이 ESG 공시를 했고, 이 중 절반 가량이 UN SDGs, GRI, TCFD, SASB 등 4개 글로벌 기준을 모두 활용하고 있다.

최근 그린워싱 문제가 전세계적으로 대두되면서 기업의 신뢰성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이케아, 도이치뱅크, 코카콜라 등이 그린워싱으로 피소된 바 있고, 국내에서도 그린워싱 사례 위반이 2021년 이후 총 4500건에 달한다. ESG 공시에서 데이터 신뢰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방 그룹장은 ESG 관련 우선 추진 대상으로 관리 프레임 구축과 넷제로 추진을 꼽았다. 그는 "ESG 전략 수립을 기반으로 공시와 개선 활동을 통합 관리하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전사 거버넌스 체계와 지원 IT 인프라를 구축해 표준화 기반으로 공시와 성과 창출의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넷제로는 정확한 배출량 측정과 감축 실행 과정을 통합 모니터링하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다양한 감축 시나리오를 도출해 현실적, 최적화된 감축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디지털 기술을 ESG 경영에 내재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국내 500개 기업 중 절반 가량이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기업 밸류체인 내 협력사 ESG 관리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짚었다.

SK그룹의 경우 ESG 정보 통합관리·공시와 정확한 온실가스 측정 등에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DX(디지털전환)와 '그린 트랜지션'이 결합된 '트윈 트랜지션' 전략이 그 기저에 있다. SK C&C는 '클릭 ESG' 등 ESG 공시 대응부터 공급망 ESG 리스크 관리까지 기업 ESG 활동 전반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협력사의 ESG 리스크 관리도 필수적이다. 특히 원청·협력사의 경우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만큼 기밀 유출 우려 등이 걸림돌이 되기도 했지만, 데이터 소스를 효율적으로 연계하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이를 극복했다.

SK는 협력사 리스크를 관리하는 오픈 플랫폼을 제공해 제3자 검증으로 객관성을 확보하고, 실사를 통해 개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모든 산업 공정별로 제품 단위의 정확한 탄소 데이터를 보고할 수 있는 '디지털 카본 패스포트' 플랫폼 등을 통해 국내외 50여개 산업의 1100개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 자발적 탄소거래 플랫폼을 통해 기업의 넷제로 목표 달성을 지원한다.

ESG와 연계한 산업현장의 DX 추진사례도 늘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지역 제조업체를 방문했는데 설비가 전부 아날로그 기반이라 새벽에도 설비보존 업무를 하더라"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규제에 대응하면서 비즈니스 혁신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가령 제강산업에서는 핵심 공정에 계측기를 장착하고 디지털 트윈을 적용해 낙후된 공장을 디지털 전환한 사례가 있다. 이를 통해 대시보드 모니터링을 통한 원격 자동화 관리를 구현해 야간 설비관리 등 업무의 자동화 혁신을 이뤘다.

방 그룹장은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이 ESG의 핵심"이라며 "ESG를 경영에 내재화하고 탄소 관리를 넘어 업무혁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