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당대표 처신 알아서 결단"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사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험지출마 등을 촉구해온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당 대표의 처신은 당 대표가 알아서 결단할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도부와 혁신위 간의 신경전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소신껏 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당무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직격했다.

김 대표는 "당 내부 문제는 당의 공식 기구가 있다"면서 "당 지도부가 공식 기구와 당내 구성원과 잘 협의해서 총선을 준비하고, 당내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인데 잘 작동 중"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혁신위로부터 '조기 해체' 가능성까지 흘러나오는 등 분위기에 대해서는 "혁신위 내부에서 논의되는 걸 왈가왈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그 문제는 혁신위 내부에서 잘 의논해서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앞서 지난 3월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가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통해 유력 후보로 발돋움하고, 누구보다 '윤심(尹心)'을 앞세운 것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김 대표는 혁신위원회에 전권을 주겠다고 해놓고도 이날은 "혁신위도 공식 기구 중 하나"라고 역할을 축소했다. 김 대표는"혁신위가 제안한 여러 가지 발전적 대안에 대해서는 말씀드린 것처럼 존중하고, 그것이 공식 기구를 통해서 잘 논의되도록 절차 중에 있다"라고 했다. 혁신안을 수용할지 말지 결정하는 권한은 어디까지나 당 지도부에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일단 당에서 불거진 논란이 여권 전반으로 옮겨붙는 것엔 선을 긋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인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그런 것은 없었다"면서 "당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만 했다.

혁신위도 말을 아끼며 정국의 흐름을 관망하는 모습이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혁신위는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으며, 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위해 혁신위도, 당 지도부도 한마음으로 합심해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램일 뿐"이라고 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