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경제] 논란의 ‘공매도 금지’, 이유와 효과는?
[KBS 대구]우리나라 주식시장에 공매도가 금지된 지 열흘 넘게 지났습니다.
공매도는 주식을 파는 행위이다보니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실제 공매도 금지 직후 우리 주식 시장은 급등, 급락이 발생했지만 이후에는 큰 변동성이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공매도 금지의 효과에 대한 논란은 커지고 있는데 그 이유와 지역 상장사에 미치는 영향을 같이 경제에서 알아봤습니다.
공매도는 시장에 매도 의견을 반영해 거품을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공매도가 없으면 시장에는 매수 의견이 매도 의견보다 과하게 반영될 가능성이 큽니다.
매수 의견은 주식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시장에 반영되는 반면 매도 의견은 주식을 가진 사람만 표현할 수 있어 거품이 생길 수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공매도를 통해 주식이 없는 사람의 매도 의견을 시장에 반영시킵니다.
문제는 공매도의 방식입니다.
현재 국내 공매도는 주식 보유자로부터 주식을 빌린 뒤 그 주식을 파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런데 일부 기관이나 외국인의 경우 주식을 빌리지 않고 공매도를 하는 게 문제가 됩니다.
기관이나 외인은 자신들의 잔고를 증권사가 아닌 다른 금융기관에 둔 채로 공매도 주문만 증권사를 이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증권사는 이들의 잔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다 보니 적법한 공매도 주문인지 알 수 없습니다.
원칙적으로 이 경우에는 공매도가 불가능하지만 외인이나 기관 등은 알려진 잔고 수준, 신뢰도 등을 바탕으로 관행적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했던 겁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음성변조 : "'너 이거 차입 공매도인데 차입했어?' 라고 물어보게 되고 그리고 '결제 가능해?' 이렇게 확인하는 과정이 있어요. 위탁된 외국인이 '나 차입 계약 맺었고 결제 가능해.' 이렇게 되는 거죠. (차입 공매도인지) 확인할 수가 없죠. 어떻게 확인하겠습니까. 증권사 잔고가 없는데."]
이 같은 불법을 막고자 정부가 공매도 금지를 시행했는데 이번엔 그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공매도는 주식 가격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데 사전 예고도 없이 일요일에 금지조치를 기습 발표하며 스스로 시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린 겁니다.
이렇다 보니 단기적으로 특정 종목의 가격 방어 효과는 거둘 수 있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전체 시장에는 부정적일 거란 예상이 많습니다.
실제 공매도가 많았던 2차전지 관련 기업 등은 큰 변동성을 보였고 지역 상장사도 시가 총액이 공매도 금지 일주일 만에 2.8%, 3조 원 가까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시행 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김진산/경북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공매를 결국은 허용을 할 텐데 허용하더라도 불법이란 걸 사전에 차단하고 만약에 이게 드러났을 경우에는 엄중한 처벌이 일어나지 않고는 계속 이런 일은 반복될 겁니다."]
불법 공매도 척결을 통한 시장 정상화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설익은 공매도 금지가 주식 시장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면서 지역 상장사의 주가 관리도 더욱 힘들어지지 않을지 우려가 나옵니다.
같이 경제 김재노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김지현
김재노 기자 (delar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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