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수능]"일단 잠부터…후련·공허" 수험생·가족 너무 길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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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4시30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고사장 정문 앞에는 일찍 도착한 학부모들이 우산을 든 채 하염없이 건물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능 시험 종료를 앞두고 고사장을 찾은 김모씨(57·여)는 "일단 끝나면 집에 가서 푹 쉬는 게 제일"이라면서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서 (결과가 나오기까지)사실 떨림의 연장이다"라고 말했다.
정문 앞을 지키던 가족들의 표정도 점차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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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끝났지만 논술 또 준비…"끝난 게 아니야"
(서울=뉴스1) 유민주 장성희 홍유진 기자 = 16일 오후 4시30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고사장 정문 앞에는 일찍 도착한 학부모들이 우산을 든 채 하염없이 건물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두툼한 패딩을 입고 핫팩을 잔뜩 움켜쥔 이들의 뒷모습에서 걱정과 초조함이 묻어났다.
이날 수험생 만큼 긴장한 사람은 그동안의 고생을 묵묵히 지켜본 가족들이다. 수능 시험 종료를 앞두고 고사장을 찾은 김모씨(57·여)는 "일단 끝나면 집에 가서 푹 쉬는 게 제일"이라면서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서 (결과가 나오기까지)사실 떨림의 연장이다"라고 말했다.
연차를 쓰고 왔다는 학부모 김씨는 "집중하는 거에 방해되는 게 싫다고 아침엔 따라오지도 말라고 했는데 오후에는 괜찮다고 해서 왔다"며 "나는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고 아들은 아들로서 최선을 다하기에 서운하진 않다"며 웃음을 지었다.
4수생 자녀를 둔 50대 이모씨는 퇴실 1시간 전부터 교문 앞을 지켰지만 결국 길이 엇갈려 아들을 만나지 못했다. 이씨는 "다른 자녀도 대학 입시가 오래 걸려서 이미 겪어봤지만 마지막 결과 전까지 서로 말을 아낀다"며 "명절에도 못 만나고 인생에서 시간의 한 부분을 통으로 잃어버린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오후 5시 교문이 개방되고 학생들이 터덜터덜 걸어나왔다. 아들을 단번에 알아보고 두 팔 벌려 마중 나간 어머니와 포옹한 최민석군(19)은 "후련한 게 좀 큰 것 같다"며 "그동안 노력한 게 많아서 좀 만감이 교차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시험을 잘 못봐서 기분이 약간 오늘 날씨 같이 을씨년스럽다"면서도 "시원한 느낌도 든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군 옆에서 눈물을 훔치던 어머니 A씨는 "앞으로 더 잘 될거야, 우리 아들 사랑한다"고 말하며 어깨를 토닥였다.
담담한 얼굴을 한 김이준군(19)은 "공부한대로 열심히 본 것 같아서 마음이 후련하고 또 한편으로는 엄청난 목표가 사라져서 좀 공허하기도 하다"며 "다양한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김군은 "(시험지)제출하고 기분은 좋았지만 수능이 끝이 아니고 대입 입시도 준비해야 해서 인생을 거쳐가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백재승씨(20)는 "재수해서 더 긴장을 많이 했다"며 "보통 문학을 먼저 풀고 독서를 푸는데, 문학이 어렵게 나와서 독서가 쉬워도 페이스 유지를 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백씨는 "끝나고 일단은 잠이나 많이 자고 싶다"며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같은 시간 서울 강남구 개포 고등학교도 교문 개방과 함께 터덜터덜 걸어 나오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정문 앞을 지키던 가족들의 표정도 점차 밝아졌다. 자녀들이 나오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까치발을 들었다. "울지만 않으면 좋을텐데", "마킹 실수하면 안되는데" 웅성이는 소리가 들렸다.
교문 앞에서 만난 김태형군(19)은 "국어가 어려워서 울면서 포기 각서 쓰겠다고 하면서 나가는 친구도 봤다"며 "그래도 확실히 지난해 보다 쉬워진 것 같다"며 웃음을 지어었다. 홀가분한 표정을 짓던 손민혁(19)군은 "압박감이 처음에는 있었는데 좀 풀다보니까 그냥 모의고사 같은 느낌이었다"며 "친구들이랑 끝나고 월드컵경기장에 싱가포르전 축구를 보러 갈 예정"이라며 들떠 있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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