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기 급한 시진핑 "미국에 도전할 의도 없다"...기업인들에 '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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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4시쯤(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행사장인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 주변 도로.
이를 예상하고 만반의 대비를 한 듯,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국 기업인들의 만찬 행사는 시작 전까지 구체적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다.
시 주석이 샌프란시스코 시내 하얏트리젠시 호텔에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미국 정부 관료, 기업인 등 400여 명과 만났다는 사실은 오후 8시 온라인 생중계 시작과 함께 비로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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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빈 테이블엔 머스크 대신 '투자 큰손'들
15일 오후 4시쯤(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행사장인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 주변 도로. 전날과는 사뭇 다른 삼엄함이 감돌았다. 반(反)중국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들이 대로변을 향해 일렬로 배치돼 있었다. 그 사이로는 더 길어진 철제 가벽과 경찰관들이 눈에 띄었다. 적어도 200~300명은 돼 보이는 반중 시위대를 두고 한 경찰관은 "중국 정부 대표단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를 예상하고 만반의 대비를 한 듯,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국 기업인들의 만찬 행사는 시작 전까지 구체적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다. 몇 주 전부터 예고된 행사임에도 장소는 물론, 시간도 보안이 유지됐다. 시 주석이 샌프란시스코 시내 하얏트리젠시 호텔에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미국 정부 관료, 기업인 등 400여 명과 만났다는 사실은 오후 8시 온라인 생중계 시작과 함께 비로소 알려졌다. 지역언론 샌프란시스코스탠더드는 "시 주석이 짧은 미국 방문 기간,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몇 안 되는 행사 중 하나일 것"이라고 전했다.
시진핑 "중미 관계 문은 닫힐 수 없다" 적극 구애
이날 만찬은 APEC 회의 기간(11~17일) 중 열리는 행사 중 미중 정상회담과 더불어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자리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을 통해 경기 침체를 벗어나려는 중국 측과, '세계 최대 시장'에서 사업 성장을 이어가려는 미국 기업인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성사된 탓이다.
연설에 나선 시 주석은 "나의 첫 미국 방문은 198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됐다"며 참석자들과의 접점을 먼저 언급했다. 그러면서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우호적인 메시지를 쏟아냈다. "중국은 미국에 도전하거나 대체할 의도가 없다" "중국은 미국의 파트너이자 친구가 될 의향이 있다" 등이었다. 시 주석은 "중미 관계의 문은 닫힐 수 없다"며 "미국 각계 인사들의 중국 방문을 원한다"고도 말했다. 덱스터 로버츠 몬태나대 교수는 "중국의 경제적 어려움이 반영된 것"이라고 CNN방송 인터뷰에서 짚었다. 외국인 투자 감소, 소비 부진, 부동산 위기 심화 등 여러 난제와 씨름하고 있는 경기 침체 상황을 벗어나려는 의지를 담았다는 뜻이다.
시진핑에 화답? 러몬도 미 상무장관도 깜짝 등장
시 주석과의 만찬에 참석한 미국 기업인들은 최소 2,000달러(약 259만 원) 지불은 물론, 치열한 경쟁을 뚫고 기회를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최고 지도자와 직접 마주 앉은 주빈 테이블 티켓 값은 무려 4만 달러(약 5,160만 원)였다. 8개뿐인 자리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스티브 슈와츠만 블랙스톤그룹 창업자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CEO 등에게 돌아갔다. 쿡 CEO 등 대부분이 '투자업계 큰손'들로, 이 역시 외국인 투자 유치가 급한 중국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비롯해 화이자, 퀄컴, 나이키 등 내로라하는 다른 기업의 최고위 임원들조차 주빈 테이블에서 밀려났다.
러몬도 상무장관도 연사로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러몬도 장관은 반도체 수출 금지와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분야 투자 제한과 같은 대중국 규제를 이끌고 있는 인사다. 시 주석의 적극적인 경제 협력 제스처에 '만찬 참석'으로 화답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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