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다들 1년 고생했으니까"…시험 끝나자마자 손흥민·김민재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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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1년간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전국의 모든 고등학생이 똑같은 마음일 거예요."
1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서 만난 김민훈 군은 잔뜩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이제 해방입니다!"라고 웃었다.
용산고에 다니는 강준수 군도 "1년밖에 안 남았다니 금방 수능 시험 날이 다가올 것 같다"면서 "A매치가 있는 오늘 마지막으로 노는 날이 되어야 할 텐데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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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다들 1년간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전국의 모든 고등학생이 똑같은 마음일 거예요."
1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서 만난 김민훈 군은 잔뜩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이제 해방입니다!"라고 웃었다.
이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2005년생 김 군은 서울 종로구의 서일문화예술고 3학년 재학생이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고사장인 용산구의 배문고를 박차고 나왔다는 김 군은 "수능보다는 축구"라며 너스레도 떨었다.
붉은 계열의 국가대표팀 유니폼 상의를 입은 김 군은 "복장을 전부 챙겨서 고사장에 갔다"며 "솔직히 말씀드리겠다. 시험 치는 중에도 오늘 골이 몇 골 들어갈지 축구 생각이 계속 떠올랐다"고 말했다.
수능 당일인 이날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과 싱가포르의 A매치가 킥오프한다.
이날 경기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1차전으로, 내년 1∼2월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둔 대표팀에게 얼마 남지 않은 실전 기회이기도 하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가장 좋아한다는 김 군은 수능을 마친 전국의 수험생들을 위해서 손흥민이 이날 시원한 활약을 펼쳐주기를 바랐다.
김 군은 "손흥민 선수가 오늘은 더도 말고 2골 정도만 넣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군이 북측 광장에서 열린 팝업 스토어 이벤트에 참여하자, 진행자는 "정말 고생했다. 다들 격려의 박수를 보내달라"고 주변에 요청하며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각각 서초구, 강남구 고사장에서 시험이 끝나자마자 경기장으로 향했다는 이모 양과 주모 양도 "결과는 어떻든 이제 즐길 일만 남았다"고 입을 모았다.
유니폼을 입은 축구 팬들 사이에서 두꺼운 책가방과 검은 롱패딩 차림이 눈에 띈 두 학생은 이강인과 김민재의 팬이라고 했다.
시험을 준비한다고 최근 소속팀 경기를 잘 챙겨보지 못했다는 둘은 "오늘 즐겁게 경기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 선수들이 다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응원을 전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이 경기 입장권을 판매하며 수험생 2천여명을 대상으로 선착순 무료 티켓 증정 이벤트를 실시했다.
사실 수능 덕에 가장 '수혜'를 본 건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이었다.
대부분 고등학교가 수능 고사장으로 쓰인 데다 교사들도 대개 시험 감독관으로 차출된 터라 휴교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하루의 휴식을 받은 이들 학생 중 축구 팬을 자처한 이들은 손흥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직접 보러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했다.
서울 종로구 대신고 2학년 김재형 군과 이원겸 군은 오후 1시께부터 와서 유니폼을 구입하는 등 축구장의 분위기를 잔뜩 만끽했다고 했다.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독일) 유니폼을 입은 이 군은 "이제 우리도 1년이 남았다는 게 부담이 된다"면서도 "오늘이 딱 마지막으로 놀 기회인데, 마침 축구를 한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용산고에 다니는 강준수 군도 "1년밖에 안 남았다니 금방 수능 시험 날이 다가올 것 같다"면서 "A매치가 있는 오늘 마지막으로 노는 날이 되어야 할 텐데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다"고 웃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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