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러 수교 90주년에 "언제든 관계 끊길 수도" 경고

부총리 "APEC서 미와 접촉할 계획 없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는 16일(현지시간) 미국과 수교 90주년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탓에 현재 양국 관계의 위기가 심각해졌다고 맹비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1933년 11월16일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러시아와 미국의 어렵고 매우 중요한 관계에서 중요한 날"이라며 "미국의 만연한 러시아 혐오 정책 때문에 러·미 관계는 극도로 야위었고 언제라도 끊길 위험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은 러시아의 선택이 아니지만, 모스크바에 전략적 패배를 가한다는 교리적인 임무를 포함, 확전의 바퀴를 돌리는 미국의 무모한 조치는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미국 정치 엘리트 세대의 기본적인 세계관인 미국 패권주의가 여전하다면서 "미국은 세계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봉쇄하는 데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무부는 미국이 러시아의 정권 교체와 내분 선동에 터무니없이 집중한다면서도 이날 기념일을 계기로 상호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상호작용했던 역사적 경험을 기억하기를 바란다면서 성명을 마무리했다.

한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러시아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한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제1 부총리는 회의 기간 미국과 접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미국으로부터 APEC 기간 비공식으로 대화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받았다고 밝힌 것과 관련, "우리는 아무것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성사된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선 "지금까지 우리는 회담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자세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러시아와 중국 지도자 사이에 존재하는 진정한 우정과 상호 존중 관계"라고 강조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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