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경쟁' 위기에 넷플릭스·티빙 "제로섬 싸움 아냐… 시장 커질 것"
2023 국제 OTT 포럼에서 OTT 기업들 '상생' 강조
넷플릭스 "스트리밍은 여러 서비스 동시 구독하는 시장"
유료 OTT 구독 미국 86% 한국 40%… "성장 여지 남아"
광고요금제 예고한 티빙 "OTT 광고 진출로 시장 혁신 예상"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제작비 상승 등 경쟁이 심해지면서 한국 OTT 업계 전반에 경고음이 울리는 가운데 넷플릭스, 티빙 등 OTT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 이 산업이 '제로섬 싸움'이 아니며 다양한 플랫폼이 공존할 수 있는 '큰 시장'이라는 것이다. 미국 등의 사례로 볼 때 구독 시장이 향후 더 커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16일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서울풀만호텔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주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주관으로 '2023 국제 OTT 포럼'이 열렸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총괄, 최주희 티빙 대표 등이 기조연설에서 OTT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모색했다.
한국 OTT 기업들은 '출혈 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규모의 콘텐츠 투자에도 넷플릭스를 제외하면 수익을 내지 못한다. 웨이브와 티빙 모두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가 1000억 원을 넘었다. 제작사와 뜻이 맞아도 국내 OTT 기업들이 여력이 없어 수많은 작품이 공개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은 “스트리밍 산업이 고도화돼 있다는 미국의 경우, 전체 TV 스크린 타임에서 스트리밍 비율은 2021년 26%에서 2023년 38%로 크게 성장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스트리밍 성장이 하나의 서비스가 아닌 여러 서비스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여기서 불과 10% 미만”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와 다른 OTT 기업이 '공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강동한 총괄은 “미국은 스트리밍 구독을 평균 2.8개 한국은 2.7개”라며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구독하는 형태다. 누가 이기고 지느냐 하는 제로섬의 프레임이 아니고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모두 다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그런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강동한 총괄은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다양한 협업 방식을 찾아내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tvN 드라마에 공동 투자하고 드라마가 티빙에서 같이 서비스 된다. SLL(구 JTBC스튜디오)과 오리지널 제작을 같이 한다. 한국의 훌륭한 미디어 기업들에게 스트리밍은 여러 사업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넷플릭스와 미디어 기업들은 자생적으로 다방면에서 상생 모델을 구축해 왔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기준 미국에서 지상파와 케이블TV가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 50% 이하로 떨어졌다.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는 “반대로 OTT 스트리밍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40% 가까이 치솟았다”며 “미국에서 OTT 서비스가 지금까지 큰 성장을 해왔다. 그럼에도 앞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함께 계속 성장하리라고 예견되는 바”라고 말했다.
최주희 대표는 “유료 OTT 구독 비율이 미국은 90% 육박하는 것에 비해 한국은 아직 40%밖에 되지 않는다. 유료 구독 가입자 기준 몇 개의 OTT를 구독하냐고 했을 때 미국은 4.5개, 한국은 2.7개로 역시 차이가 많이 나고 있다”며 “콘텐츠 (제작)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연일 보도되고 있는 티빙과 한국 OTT의 어려운 상황은 모두 아실 거다. 하지만 아직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크게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OTT 기업들은 수익 창구 마련을 위해 '광고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티빙 또한 내년 상반기 광고 요금제 출시를 밝힌 상태다. 최주희 대표는 “저희가 가지고 있는 차별적 OTT 안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은 전격 무료화를 발표했다. 그렇게 유입되는 이용자를 광고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며 “OTT가 광고 시장에 진출한다는 의미는 단순 시장의 성장이 아닌 동영상 광고 시장의 혁신이다. 퀄리티 있는 다양한 광고 상품으로 실제 미국에선 혁신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주희 대표는 이어 “정부 부처 등 중요한 분들이 오신 만큼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꼭 필요한 숙제를 짚고 싶다”며 “무엇보다 뛰어난 창작과 많은 사람의 노력이 허무하게 되지 않도록 불법으로 유통되는 사이트에 대해서는 계속 모니터링하고 업계가 모두 다 같이 근절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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