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부터 6번까지 26타수 5안타 침묵... '홈런 없는' KBO 홈런왕, 이래서 빛났다 [APBC 현장]

도쿄(일본)=김동윤 기자 2023. 11. 1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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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홈런왕으로서 이번 대회에서는 홈런 하나 정도는 치고 돌아오고 싶다."

'KBO리그 홈런왕'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이 출국 전 바랐던 홈런은 첫 경기만에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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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도쿄(일본)=김동윤 기자]
노시환.
"한국의 홈런왕으로서 이번 대회에서는 홈런 하나 정도는 치고 돌아오고 싶다."

'KBO리그 홈런왕'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이 출국 전 바랐던 홈런은 첫 경기만에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타선이 침묵하는 상황에서도 팀을 지탱하는 중심 타자의 모습이 보였기에 홈런 없이도 노시환은 빛나기만 했다.

한국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첫 경기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호주에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선발 문동주의 5⅔이닝 5피안타 4볼넷 5탈삼진 2실점 호투를 필두로 김영규(⅔이닝)-신민혁(0이닝)-최지민(⅔이닝)-최승용(1⅔이닝)-정해영(1⅓이닝) 등 불펜이 무실점으로 버틴 것이 컸다. 하지만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호주를 상대로 총 8안타에 그친 점은 두고두고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시즌이 끝난 지 최대 한 달이 다 돼 가는 상황에서 처음 보는 투수를 상대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더욱이 이날 선수마다 말이 엇갈리긴 했으나, 심판 판정의 아쉬움도 있었다.

류중일 감독과 코치진은 호주 선발 투수가 우완인 것을 고려해 좌타자를 중심으로 최근 가장 타격감이 좋은 선수들을 우선해 선발 라인업을 짰다. 고심 끝에 정한 선발 라인업은 결과만 놓고 보면 실패로 돌아갔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맹타를 휘두른 김혜성-최지훈 테이블세터는 9타수 무안타, 3번 타자 윤동희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연습 경기에서 좋은 활약으로 깜짝 선발된 문현빈과 나승엽도 호주의 수비 구멍이었던 2루수가 아니었다면 한 번의 출루도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 결과 4번 노시환이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음에도 1번부터 6번까지 26타수 5안타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노시환을 제외한 남은 다섯 명의 타자 성적은 21타수 2안타였다.

노시환이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 2023 APBC 예선 1차전에서 2루타를 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노시환은 꾸준한 안타 생산으로 호주에 분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3회 2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시작으로 5회에는 좌익선상으로 향하는 빠른 2루타를 뽑아냈다. 다소 거리가 애매한 상황에서도 전력질주로 한국의 첫 장타를 뽑아냈다. 7회에는 상대 실책으로 3번째 출루에 성공했으나, 이때까지도 후속타 불발로 보답을 받지 못했다.

결국 대회 규정이 차려진 밥상에서 스스로 끝냈다. 1, 2루에 주자를 놓고 시작하는 승부치기에서 연장 10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초구를 좌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짜릿한 3-2 역전승이었다.

노시환은 "상대 투수의 제구가 좋아 초구부터 원하는 공이 들어오면 (배트를) 돌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 실투가 들어와 끝내기 안타가 됐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경기 내내 타선이 안 풀린 것은 사실이다. 다들 처음 보는 투수를 상대로 구종이나 스타일을 파악하지 못하다 보니 고전했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동료들을 감쌌다.

그렇다고 변화를 안 줄 수는 없다. 한국은 17일 일본, 18일 대만, 19일 결승전 혹은 3·4위전을 치르고 이번 대회를 마무리한다. 경기 후 류중일 한국 대표팀 감독도 이에 대한 지적에 "타순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홈런 유무는 이미 관심사가 아니었다. 노시환은 "국제대회에서 처음 보는 투수에게 홈런을 욕심낸다고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어떻게든 주자를 불러들이고 모으는 것이 더 중요하다. 홈런은 언젠가 맞다 보면 나오는 거라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면서 "국제 대회에 나오면 쉬운 상대가 없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첫 경기를 어떻게 끝내느냐가 정말 중요했는데, 오늘 이겨서 다음 경기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도쿄(일본)=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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