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킬러문항 없앤 것 맞나” 갸웃…수고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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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 잘했어."
16일 오후 5시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4교시까지 치른 한 수험생이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허공을 보며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성고등학교 교문을 나오자, 엄마가 안아주며 말했다.
김영재(54)씨는 "아들이 작년에 수능 일주일 전에 코로나에 걸려서 응시를 못했다. 군대 다녀와서 다시 수능을 준비했던 게 짠했다"며 "후련한 마음으로 (교문을) 걸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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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 잘했어.”
16일 오후 5시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4교시까지 치른 한 수험생이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허공을 보며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성고등학교 교문을 나오자, 엄마가 안아주며 말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수험생 가족들은 수능 4교시 탐구영역이 종료되기 30분 전부터 교문 앞에 모여 기다렸다. 김영재(54)씨는 “아들이 작년에 수능 일주일 전에 코로나에 걸려서 응시를 못했다. 군대 다녀와서 다시 수능을 준비했던 게 짠했다”며 “후련한 마음으로 (교문을) 걸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후 4시57분 하나둘씩 수험생들이 교문 밖을 나서자, 가족들은 “잘 봤어?”, “어땠어?”라고 안부를 물으면서도 지친 기색을 보인 수험생들을 말없이 안아주었다.
서울 송파구 오금동 방산고 앞에도 오후 4시께부터 80여명의 가족과 지인들이 길을 메웠다. 한 학생은 수능을 끝내고 교문을 나오면서 만난 아빠에게 한 첫 마디가 “피자 먹으러 가자”였다. 다른 학생은 인파가 줄어들 때쯤 부모님이 찾아오자 “왜 이렇게 늦었냐”며 칭얼댔다.
이날 수능은 정부가 ‘킬러문항’을 배제하겠다고 공언한 뒤 치러진 첫 시험이라 특히 주목받았다. 학생들은 국어영역이 전체적으로 어려웠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곳곳에 어려운 문항들이 배치되면서 킬러문항 배제를 체감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원혁(18·경신고 3학년)군은 “전 과목이 다 쉽지는 않았다. 특히 수학은 21번, 30번이 이전과 비슷하게 똑같이 어려웠다. 킬러문항이 그대로인 것 같다”며 “그래도 침착하게 잘 푼 것 같다. 못했던 컴퓨터 게임을 마음껏 할 생각”이라고 했다. 체대 입시를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지한준(18·경신고 3학년)군은 “특히 국어와 영어가 어려웠다. 킬러문항을 삭제했다는 건 잘 체감이 안 됐다”고 말했다.
이진(18·상일여고 3학년)양은 “시험 난이도는 9월 모의고사와 비슷한 정도로 평이했던 것 같다”며 “국어는 지문은 쉬운데 선지가 어려운 케이스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재수생 ㄱ(19)군은 “수학은 작년에 2등급이었다. 올해는 몇 문제 빼고 잘 풀었다고 생각하는데, 킬러문항이 빠졌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재작년 수능에서 각각 1·2등급을 맞았다는 삼수생 유선우(21)씨는 “국어가 특히 문학에서 너무 어려웠다. 비문학에선 킬러문항이 빠진 것 같긴 한데 ‘준킬러문항’도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평소 모의평가 때 국어영역에서 1~2등급을 받았다는 재수생 이하영(20)씨는 “문학 쪽에서 이비에스(EBS)와의 연계율 체감이 가장 많이 됐다. 수학은 교육과정을 잘 따랐다면 크게 어렵지 않은 수준”이었다며 “앞으론 논술 준비하느라 바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에는 총 50만4588명이 응시했다. 재학생은 32만6646명, 졸업생 등은 17만7942명이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고나린 기자 me@hani.co.kr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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