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격변이 몰고 올 전 지구적 생존 르포르타주

진나연 기자 2023. 11. 1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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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0만 년 전 우주에서 소행성이 유카탄 반도에 떨어졌고, 이 사건으로 당시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이 멸종했다.

안타깝지만 이 정도의 상승만으로도 지구에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다.

기후격변이 몰고 올 혼란을 다루고 있지만, 이 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기후변화가 몰고 올 미래의 환경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의한 이주와 협력이 전 세계 정치·사회 구조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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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멸종 기로에 선 인류, 기후격변에서 살아남는 법
이주는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이자 해결책
인류세, 엑소더스 (가이아 빈스 지음 / 김명주 옮김 / 곰출판 / 384쪽 / 2만 2000원)


6600만 년 전 우주에서 소행성이 유카탄 반도에 떨어졌고, 이 사건으로 당시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이 멸종했다. 소행성의 충돌로 인한 기후급변이 원인이었다. 그때 충돌로 방출된 이산화탄소의 양은 600-1000기가톤이다. 그런데 지난 20년간 인류가 뿜어낸 양이 600기가톤이다. 그 결과는 지구 평균기온의 1.3도 상승(산업화 이전 대비)이었다. 우리 인류는 스스로가 소행성이 되어 다시 한번 지구를 대멸종의 길로 몰아넣고 있는 것일까.

과학자들은 전 인류가 아무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지금처럼 살아간다면 2100년 지구의 기온은 6도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반대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해도 2도 상승은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2100년 3-4도 상승을 '정해진 미래'로 여기는 이유다. 안타깝지만 이 정도의 상승만으로도 지구에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다. 지구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육지보다 온도가 서서히 오른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육지에서는 기온 상승이 두 배가 될 수 있다. 서울에서 50도에 육박하는 상상하기 힘든 더위를 경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주는 우리가 기후격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다. 우리 인류는 이주를 통해 이 행성을 지배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이주는 자연에서 널리 사용되는 생존 전략이다. 수많은 종이 먹이와 날씨를 따라 이동하지만, 인간만큼 다양한 환경에 동화해서 살아가는 동물은 없다. 대부분이 특정한 생태 환경에만 적응한다. 오직 인간만이 지역에 따라 다른 종으로 진화하지 않은 채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하지만 우리는 벽을 세우고 이주민을 악마화하는 경향이 있다. 분쟁과 기후위기를 피해 온 이주민들이 그런 불행의 원인인 것처럼 말이다. 80억 인류 대부분은 출생이라는 우연에 의해 지리적 위치에 갇혀 있다. 북반구의 부유한 나라에서 태어난 누군가는 어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마음껏 세계를 여행하지만, 가난한 분쟁지역에서 태어난 또 다른 누군가는 꼼짝도 할 수가 없다. 이 둘 사이의 차이는 전적으로 태어난 지역이 어딘가에 의해 결정된다.

기후변화는 모든 것을 바꿀 것이다. 기후는 우리가 삶을 조직하는 기반이므로 앞으로 우리는 심각한 존재론적 변화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우리가 애써 쌓아 올린 문화와 기술, 자본 등과 결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무력한 방관자가 아니다. 이동을 통해 살아 남아서 마침내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닐 테지만 말이다.

이 책은 기후위기를 다루고 있는 책들과 조금 다른 입장을 취한다. 기후격변이 몰고 올 혼란을 다루고 있지만, 이 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주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지구공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시 사람이 살 만한 환경으로 복원하자고 독자들을 고무시킨다. 일부 환경론자들처럼 경제 활동을 멈추자는 이야기에는 명확히 선을 긋는다.

오히려 이주를 통해 서로 시너지를 일으켜 새로운 부를 창출, 지구를 회복시킬 방법을 모색하자고 한다. 그리고 인류 전체의 협력을 조직화할 거버넌스의 출현을 요구한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기후변화가 몰고 올 미래의 환경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의한 이주와 협력이 전 세계 정치·사회 구조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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