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소중했던 롤러코스터 탑승기… 송영진이 벽을 넘기 위해 다시 뛴다

김태우 기자 2023. 11. 1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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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큰 가능성과 기대감을 남긴 송영진 ⓒSSG랜더스
▲ 송영진은 시즌 초반 인상적인 활약으로 팀 마운드 세대교체의 기수 중 하나로 떠올랐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가고시마(일본), 김태우 기자] 처음에는 자신의 뜻대로 모든 게 잘 이뤄졌다. 자신의 생각대로 타자가 반응했다. 공을 던지는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첫 한 달이 완벽하게 흘러갔다. 첫 5경기에서 18⅔이닝을 던지며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1.93. 팬들은 김광현 이후 가장 당돌한 고졸 신인 선발감이 나타났다고 흥분했다.

하지만 역시 모든 게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예상했지만, 프로의 벽은 생각보다 더 거대했다. 한 번 송영진(19‧SSG)을 상대해 본 타자들은, 더 이상 송영진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공을 골라내고, 강한 타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송영진은 “다른 팀들이 내 공을 처음 쳐 본 뒤 분석을 다 했더라. 단점도 다 파악해버렸다. 처음보다 두 번째 상대할 때 확실히 나를 알고 들어왔다. ‘이 타이밍에 방망이가 나와야 하는데 안 나온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어쩌면 조금 잔인했던 5월을 떠올렸다.

스프링캠프에서 1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힘을 많이 썼고, 오키나와 2차 캠프와 시범경기, 그리고 시즌 초반까지 1군 엔트리 하나를 차지하기 위해 또 많은 힘을 썼다. 무의식적인,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다보니 체력이 생각보다 일찍 방전됐다. 밸런스도 깨졌다. 그렇게 2군에 내려가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는 과정이 이어졌고, 송영진과 구단의 생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느 하나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복합적인 문제였다. 송영진은 “뭔가가 계속 안 맞았다. 몸에 밸런스가 많이 안 좋아졌다”고 당시를 떠올리면서 “시즌 초에 너무 완벽하게 던지려고 했고, 잘 되니 그것을 또 계속 유지하려고, 잘하려고 보니까 욕심이 좀 커졌다. 그게 안 좋은 쪽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 밸런스가 많이 깨졌다”고 당시 상황을 짚었다. 체력도 떨어진 상황에서 과욕까지 겹치니 롤러코스터가 덜컹댔다.

그러나 시즌 막판에는 그래도 어느 정도 회복이 된 상황에서 투구를 했고, 첫 시즌도 그렇게 끝났다. 지난 1일부터 시작한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에 합류한 송영진은 올해 느꼈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투구를 많이 하는 것은 아니지만 2군에 있던 기간 중 생각했던 것을 하나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송영진은 “컨디션이 너무 좋다. 모든 훈련 일정을 다 소화하고 있다”고 웃으면서 “시즌 때 안 좋았던 점을 보완해야 한다. 투수 코치님과 상의를 하면서 많이 보완하고 있다”고 근황을 설명했다.

공 자체는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 내년에는 1년을 버틸 수 있는 몸부터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캠프 일정이 운동 그 자체다. 송영진은 “풀타임을 뛰려면 안 다치는 게 최우선이다. 보강 운동도 하고, 많이 뛰고 많이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닝에 재미를 붙인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송영진은 “러닝이 전신 운동이다. 달리면서 팔도 흔들고 코어에도 힘이 들어가고, 하체도 쓰고 발목도 쓴다. 원래 러닝을 좀 싫어하는 편이었는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꼈다. 러닝과 웨이트에 비시즌 중점을 두려고 한다”고 예고했다. 비시즌 동안 다닐 육상 센터들까지 이미 다 알아봤다. 뛰면서 몸도 키우고, 머리도 비우려는 생각이다.

▲ 송영진은 세트포지션 템포 보완에 중점을 두고 있다 ⓒSSG랜더스
▲ 러닝과 웨이트 위주로 강훈련을 이어 가고 있는 송영진 ⓒSSG랜더스

기술적으로는 세트포지션에 신경을 많이 쓴다. 올해 주자가 있을 때 밸런스가 깨지면서 많은 볼넷을 내준 점은 있었다. 송영진은 “피치클락이 생긴 것은 있지만 세트포지션은 와인드업에 비해 템포를 조금 빠르게 가져가야 한다. 캠프 오기 전부터 내가 세트가 느리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코치님들과 상의를 해서 조금 더 빠르게 가져가려고 한다. 한 번에 너무 빠르게 가져가면 투구 밸런스가 안 맞을 수도 있으니 거기에 맞춰서 잘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타자들과 승부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송영진은 “볼 배합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다. 다른 것으로 승부를 해보면 효과가 조금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많이 배워서 공부를 하며 싸워가야 할 것 같다”면서 “올해 정말 좋은 경험을 했던 것 같다. 올해 1년이 정말 뜻깊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것을 발판 삼아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기복을 더 줄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많이 한다. 송영진은 올해 NC와 준플레이오프 당시 너무 뛰고 싶었다고 당차게 말한다. 송영진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었는데 너무 던지고 싶은 거다. 이 분위기도 그렇고, 선배님들이 그런 상황에서 야구를 하시는 것을 보니 빨리 저 마운드에서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자신을 더 발전시켜 당당히 그 무대에서 던질 기회를 잡겠다는 근사한 동기부여가 하나 더 생겼다. 롤러코스터가 매번 높이 치솟기만 할 수는 없다. 내려갈 때가 있고, 그것이 다시 올라가기 위한 원동력을 제공하기도 한다. 1년간 얻은 그 탑승기에서 송영진이 많은 것을 얻은 채 벽을 기어 오르고 있다.

▲ 내년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되는 송영진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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