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우리 딸, 고생 많았어”···각지서 정전 등 소동도[2024 수능]

백경열·고귀한·강정의·이삭·박미라 기자 2023. 11. 1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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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금호중앙여자고등학교 정문에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과 가족들이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고귀한 기자

“사랑하는 우리 딸,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후 4시50분쯤 광주광역시 북구 금호중앙여자고등학교 정문 앞은 우산을 쓰고 수험생들을 기다리는 학부모들로 가득했다.

학부모들은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너나 할 것 없이 “좋은 결과 있을 거예요” “고생했어요”라며 한마음으로 격려했다.

수험생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아보였다. 주먹을 불끈 들어 보이는가 하면 “수능 끝”이라고 외치는 수험생도 있었다. 김미정양(18)은 “성적을 떠나 수능이 끝났다는 것 자체가 너무 후련하다”며 “잠도 푹자고 친구들과 놀러도 많이 다니겠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끌어안거나 어깨를 다독였다. 눈시울을 붉히는 가족들도 많았다. 학부모 김연경씨(46)는 “그동안 아이가 고생한 모습이 생각나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 대구여고 앞에서 16일 오전 교사들이 입실하는 수능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백경열 기자

전국 각지에서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수능이 치러졌다. 다만 일부 시험장에서 정전 등 소동이 벌어지거나 시험장을 잘못 찾는 사례가 발생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있었다.

수능 1교시 종료 5분가량을 앞둔 이날 오전 9시55분쯤 제주시 남녕고 시험장 2개 시험실에서는 정전이 발생했다. 해당 시험실 학생들은 시험실을 옮겨 시험을 치렀고, 추가로 5분이 부여됐다. 정전 영향으로 남녕고 전체 응시생의 2교시 시작 시각도 당초 오전 10시30분에서 7분 늦게 시작됐다.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수험생이 병원으로 이송돼 시험을 치르는 일도 있었다.

충북 제천 동현동 한 고등학교에서는 오전 10시12분쯤 A군(19)이 호흡곤란 증세로 쓰러졌다. A군은 1교시 국어 과목 시험을 치른 뒤 휴식 시간에 화장실을 다녀오던 중 과호흡으로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병원에서 휴식을 취한 뒤 이 병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예정보다 1시간 가량 늦은 오전 11시30분쯤 2교시 수학 과목 시험을 치렀다.

인천에서도 계양고등학교에서 시험을 치르던 수험생 B군(19)이 과호흡 증상을 호소했다. B군은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결국 시험을 포기하고 병원 치료를 받기로 했다. 오전 8시41분쯤에는 세종 아름고에서 시험을 치를 예정이었던 수험생 1명이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경기 고양 일산동부경찰서 직원들이 16일 오전 수험생들의 고사장 입실을 돕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강원도 속초에서는 급성 충수염(맹장염)으로 응급수술을 받은 한 수험생이 병원 측 배려로 1인실에서 시험을 볼 수 있었다.

전북 전주에서는 감독관이 2교시 중 전자시계를 발견해 수험생에게 자술서를 받고 퇴실시키기도 했다. 이날 군산의 한 시험장에서는 1교시 도중 한 수험생이 시험을 포기하겠다고 요청해 감독관이 대기실로 데려가 확인서를 받고 퇴실시켰다.

고사장을 착각하거나 신분증을 들고 오지 않아 경찰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기는 일들도 적지 않았다.

경기 의정부 송양고에서 한 수험생은 고사장을 착각해서 잘못 도착했다. 이에 경찰이 해당 수험생을 순찰차에 태워 3.2㎞ 떨어진 송현고까지 5분 만에 이동해 아슬아슬하게 입실 시간에 맞췄다.

경찰은 대구·세종·경기 남양주·용인 등에서도 시험장을 잘못 찾아온 수험생을 관용차까지 동원해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지원했다. 수험표와 신분증 등을 두고 온 수험생도 경찰의 도움으로 수능을 치렀다.

대전 동구 가오고등학교 앞에서 16일 이 학교 재학생 송유정양(오른쪽)이 친구인 고나령양의 수능 시험을 응원하고 있다. 강정의 기자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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