깁스하고 수능 끝난 오빠 환영 나온 여동생, 스마트폰앱에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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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 너무 고생했네. 이제 앞으로 너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면서 즐겁게 지내."
16일 오후 4시50분쯤 광주 서구 광덕고 수능 고사장 앞.
광주 남구에서 온 오은숙씨(50)와 막내딸은 이날 수능을 치르는 둘째 아들 황유현군(19)을 기다리며 "왜 안나온다니"하며 마음을 졸였다.
학부모 김재경씨는 자신의 아들과, 여동생의 아들이 함께 같은 고사장에서 시험을 보면서 수능 하교장이 집안 모임장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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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러 가고 싶다" "푹 자고 싶다" 수험생들 후련한 마음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우리 아들 너무 고생했네. 이제 앞으로 너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면서 즐겁게 지내."
16일 오후 4시50분쯤 광주 서구 광덕고 수능 고사장 앞. 오후 4시37분에 수능이 끝나면서 자녀들을 마중 나온 가족들은 교문 안을 목이 빠져라 쳐다봤다.
엄마들은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시작된 수능시험을 8시간 동안 치른 자녀가 걱정돼 두 손을 꼭 모아 기도했다.
광주 남구에서 온 오은숙씨(50)와 막내딸은 이날 수능을 치르는 둘째 아들 황유현군(19)을 기다리며 "왜 안나온다니"하며 마음을 졸였다.
오씨는 아들 황군을 "아픈 손가락"이라며 "첫째 아들보다 걱정이 더 되고, 점심은 잘 먹었을지, 평소 실력을 발휘를 했을지 마음이 쓰인다"고 했다. 그는 "그래도 자기 좋아하는 분야에 빠지면 끝을 보는 성격이다. 앞으로 자기가 원하는 분야에서 열심히 인생을 개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군의 여동생은 오른발을 다쳐 깁스를 하고도 수능을 마치고 나온 오빠를 위해 스마트폰 앱으로 '수고했어'라는 문구를 적어 기다렸다.
이윽고 교문이 열리면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왔다. 아들을 발견한 오씨는 금새라도 눈물을 터트릴 표정으로 손을 번쩍 들어 "엄마 여깄어"라고 외쳤다.
엄마 품에 안긴 둘째 아들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곳곳에서는 황군처럼 시험을 마치고 후련한 느낌을 토로하는 수험생들이 많았다.
학부모 김재경씨는 자신의 아들과, 여동생의 아들이 함께 같은 고사장에서 시험을 보면서 수능 하교장이 집안 모임장이 되기도 했다.
교문을 첫 번째로 통과한 수험생 금호고 김상명군(19)은 "평소 실력대로 시험을 치른 것 같다. 아쉬운 것보다는 후련하다. 얼른 집에 가서 못다한 롤(게임)을 하고 싶다"면서 "선생님에게 많이 고마운 감정이다.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운전면허도 따면서 자기계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두 번째 수능을 치른 재수생도 후련한 마음으로 앞으로의 미래 설계를 희망했다.
재수생 김준혁씨(20)는 "올해 4월에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재수를 결정했다. 9월 모의고사 기조대로 나온 것 같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면서 "다시 수능을 보면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을 해보게 된 계기가 됐다. 앞으로는 하나에 몰두할 수 있는 삶을 살 것 같다"고 말했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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