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우리 이야기’에 관심 가졌으면… 할아버지의 마음으로 집필"

유선준 2023. 11. 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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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부터 민초들의 일상을 복원해내는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역사에서 바로 오기는 힘들고 중간 지점에 민담이라는 영역이 있어요. 역사로 넘어가기 전에 민초들의 이야기, 민담이라는 양식이 있구나. 그러면 '내 소설은 민담 리얼리즘이다'하고 스스로 이름 짓는 건 어떤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황 작가는 출간 배경에 대해 "백성들의 이야기인 민담을 아이들이 읽을 수 있게 써서 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우리는 세계시민이 돼 살아가고 있는데 세계시민으로 살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가 누군지, 자기 정체성을 잘 알아야 한다. 자기 정체성을 가지고 자기 것을 사랑할 때 남의 것도 존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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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어린이 민담집’ 낸 황석영
150개 이야기 선정 총 50권 출간예정
신데렐라가 콩쥐팥쥐보다 유명한 건 영화·애니메이션 통해 알려졌기 때문
콘텐츠로 우리 이야기 ‘민담’ 알릴 것
황석영 작가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시리즈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미소 짓고 있다. 뉴스1
"역사로부터 민초들의 일상을 복원해내는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역사에서 바로 오기는 힘들고 중간 지점에 민담이라는 영역이 있어요. 역사로 넘어가기 전에 민초들의 이야기, 민담이라는 양식이 있구나. 그러면 '내 소설은 민담 리얼리즘이다'하고 스스로 이름 짓는 건 어떤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황석영 작가(80)가 등단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어린이 독자를 위한 책을 출간했다. 민담 150개 이야기를 엄선해 엮은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이다. 우선 5권을 동시 출간했고 내년 4월까지 총 50권 시리즈의 원고 작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황 작가는 출간 배경에 대해 "백성들의 이야기인 민담을 아이들이 읽을 수 있게 써서 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우리는 세계시민이 돼 살아가고 있는데 세계시민으로 살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가 누군지, 자기 정체성을 잘 알아야 한다. 자기 정체성을 가지고 자기 것을 사랑할 때 남의 것도 존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담이야말로 우리 이야기의 원천이며, K-콘텐츠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이들이 우리 콘텐츠를 바탕으로 상상력과 창조력을 발휘하도록 할아버지의 마음에서 집필했다"고 덧붙였다.

세상에 나온 황 작가의 민담집은 3년 전 서재를 정리하면서 시작됐다. 1998년 석방된 이후 1년간 소설을 쓰려고 민담을 정리해둔 자료가 책장 한구석에 한가득 쌓여 있었다. 오랜 세월 책장 속에 잠자던 자료 박스를 보고 출간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황 작가는 '한국 구비문학 대계'와 '한국 구전 설화', '대동야승' 등 기존 민담집을 꼼꼼히 살펴 재해석했다. 전국에 여러 버전이 존재하는 민담의 경우 발원지의 원형을 따랐고, 그렇지 않은 경우 재미를 우선했다.

그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가 '한'(限)이라고들 하지만 그것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인 미학 평론가가 부여한 개념"이라며 "우리 민족은 고통과 절망에 굴복하고 머무르지 않고, 춤과 노래, 그리고 이야기로써 역경을 웃음으로 풀고 희망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은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도 확장돼 전 세계, 여러 세대의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휴먼큐브 출판그룹은 '푸리미디어'라는 콘텐츠 회사를 설립했다. 'K-콘텐츠의 새로운 풀이'라는 주제로 황 작가가 새로 쓴 민담을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변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황 작가는 "'콩쥐팥쥐'와 '신데렐라' 이야기 구조는 매우 유사하지만 '신데렐라'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라며 "전 세계에 우리 이야기의 재미와 우수함을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차기작으로 소설 '나무'(가제)를 구상하고 있다"며 "새만금에 650년 된 나무가 하나 있는데, 그 나무가 내레이션하는 소설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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