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9월 모평과 비슷…최상위권 변별력 확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 본사 대입수능 분석 상황실에서 강사들이 수능 국어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 영역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면서 최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치러진 올해 9월 모의평가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 인원이 지난해 수능(934명) 대비 2.7배인 2520명으로 늘어나 최상위권 변별력이 하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학년도 수능 수학 영역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의 문항, 과도한 계산을 요구하거나 풀이의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리는 문항 등 소위 ‘킬러문항’은 배제하면서 변별력 높은 문항을 고루 포함해 적정 난이도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답형 정답률을 9월 모의평가보다 조금 더 강화해 최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답형 풀이 과정에서도 교육과정에 위배되거나 사교육 스킬을 요구하는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는 평이다. 심 교사는 “예를 들면 (킬러문항이 출제되던) 예전에는 (문제를 풀기 위한) 가, 나, 다 등 여러 가지 조건을 많이 줬지만, 이번에는 조건이 딱 한 가지”라며 “기존에 킬러문항은 풀이 과정이 상당히 길지만, 이번에는 계산량이 상당히 줄어 있는 특징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22번도 수험생 본인이 얼마만큼 연습해봤는지에 따라 정답률에 차이가 나게 됐다”고 덧붙였다.

공통과목 가운데 변별력 있는 문항으로는 15번과 22번, 선택과목에서는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모두 30번 문항이 꼽혔다. 심 교사는 “이 문항들은 관련된 정의와 개념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주어진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해결할 수 있기에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수학Ⅰ 15번 문항은 수열의 귀납적 정의를 이해하고, 조건을 만족하는 항을 나열해 규칙성을 추론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라며 “수학Ⅱ 22번 문항은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라고 분석했다.

입시업체도 출제당국이 전체적인 난도를 유지하면서 최상위권 변별력에 신경 썼다는 평가를 내놨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공통과목은 작년 수능보다 쉽고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게, 선택과목은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9월 모평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며 ”만점자 수 관리를 위해 미적분의 난도를 작년 수준으로 조절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9월 모의평가나 작년 수능에 출제됐던 유형과 유사하게 출제됐고, 신유형은 출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