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학폭·마약범죄 공천 배제키로···자녀 물의엔 ‘검토’ 여지 둬

이만희 국민의힘 총선기획단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은 16일 ‘성폭력 2차 가해’, ‘직장 내 괴롭힘’, ‘학교폭력’, ‘마약범죄’를 ‘신 4대 악’으로 규정하고 내년 총선 공천에서 이와 관련이 있는 예비후보자는 공천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자녀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나 학폭과 관련된 경우에 대해서는 “공관위에서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배준영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총선기획단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 공천 심사 배점이나 부적격 기준에 대해 논의했다”며 “틀을 마련하고 그걸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온전히 확정 짓도록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적격 기준 관련해 기준을 높이 세우고 강화했다”며 법률에 규정된 ‘성폭력 2차 가해’, ‘직장 내 괴롭힘’, ‘학교폭력’, ‘마약범죄’ 등에 대해서는 부적격 기준을 엄정 적용하겠다고 전했다. 또 해당 4가지 기준을 ‘신 4대악’으로 규정했다. 음주운전은 당헌·당규에 별도 규정이 있어 부적격 기준으로 판단된다.

다만 예비후보자의 자녀가 4대 기준에 부적격인 경우에는 다소 모호한 기준을 내놨다. 배 부총장은 ‘학폭 부적격 기준에 자녀 학폭도 포함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선은 당사자가 학폭을 저지른 경우로 (부적격 기준을) 했고 자녀의 경우도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자녀는 해석상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기준 외 별도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도 공천배제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녀 학폭이라든지 자녀 학폭이 일어난 경우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든지 이런 것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범죄라고 보고 공관위에서 면밀히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녀가 물의를 일으키면 부적격 대상이 되나’라는 질문에는 “너무 광범위하게 보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며 “어쨌든 사회적 물의가 후보자와 관련돼 나오면 틀림없이 공관위에 접수될 테니 거기서 판단하게 하는 여지를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 부총장은 총선 공약에 대해서는 “5대 위협 극복을 위한 대안 제시형 공약을 마련할 것”이라며 “표가 되는 생활공감형 공약, 지역·연령·계층·성별을 타겟팅한 공약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 소통형 공약을 준비하기 위해 전 국민 대상 공약 공모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약은 공약기획단을 구성해 내달 중순부터 2월 말까지 20여 차례 걸쳐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