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림의 HMM 인수자금 마지막 '돈줄'은 호반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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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1월 16일 08:0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하림그룹이 HMM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호반그룹과 손을 잡는다.
하림은 영구채를 발행해 마련한 자금을 HMM 인수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자기자본 3조원에 인수금융을 더해 최대 6조5000억원까지 자금 마련 계획을 세워놓은 하림은 이를 최대치로 정해놓고 본입찰에서 인수가를 적어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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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지분 매입 이어 HMM 인수 위한 끈끈한 밀월 관계 이어가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개발 때 호반건설 다양한 기회 얻을듯
하림그룹이 HMM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호반그룹과 손을 잡는다. 팬오션이 발행하는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호반이 받아줘 현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팬오션이 보유하던 한진칼 지분을 호반이 매입해준 데 이어 HMM 인수전을 계기로 두 그룹사의 밀월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팬오션 영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발행 규모는 5000억원 안팎이다. 호반이 이 영구채의 매입 주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림과 호반은 영구채 발행 관련 막바지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림은 영구채를 발행해 마련한 자금을 HMM 인수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3일 HMM 본입찰을 앞두고 하림은 자금 마련 계획을 거의 완성했다. 보유한 현금성 자산 중 7000억원을 인수 자금으로 투입하고, 컨소시엄을 함께 꾸린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7500억원을 마련해오기로 했다. 약 1조원은 팬오션 선박 자산 유동화와 각 계열사 사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한다. 이에 더해 마지막으로 모자란 자금은 호반의 도움을 받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대주단을 꾸린 하림은 인수금융으로 최대 3조5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자기자본 3조원에 인수금융을 더해 최대 6조5000억원까지 자금 마련 계획을 세워놓은 하림은 이를 최대치로 정해놓고 본입찰에서 인수가를 적어낼 전망이다.
하림이 HMM 인수를 위해 호반의 손을 잡을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지난달 팬오션이 보유하던 한진칼 지분 전량 5.85%(390만3973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인수했다. 이 거래로 팬오션은 1628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한진칼 지분 5.85% 중 5%는 당초 호반건설이 보유했던 지분이다. 호반은 작년 말 팬오션에 지분을 주당 3만7715원에 팔았다가 10개월 만에 주당 4만1710원에 되사왔다. KCGI로부터 처음 이 지분을 넘겨받을 당시 매입단가는 6만원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호반은 하림과 한진칼 지분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명백히 손해를 봤지만 이를 감내했다"며 "그 만큼 둘 사이가 끈끈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호반이 팬오션이 보유하던 한진칼 지분을 받아주고, 팬오션 영구채를 매입하는 대가로 하림이 추진하는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개발 때 여러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림이 HMM 인수를 위해 호반에 양재동 부지를 넘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이런 방안은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양재동 부지를 직접 개발하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하림그룹의 HMM 인수를 위해 팬오션이 지나치게 희생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영구채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과 선박 자산 유동화로 인해 발생하는 리스 비용 등은 결국 모두 팬오션이 책임지기 때문이다. 팬오션은 이미 그룹의 '돈줄' 역할을 하고 있다. 하림USA가 위기에 처한 2021년엔 팬오션이 하림USA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하림지주 등 하림 계열사는 팬오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신사업 자금 등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이 사안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박종관/차준호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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