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에 '학폭 조항' 있어도…법원 "서예지 손배 책임 없다"

배우 서예지. /사진제공=아이필름 코퍼레이션, CJ CGV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학교 폭력 및 전 연인에 대한 가스라이팅 등 의혹이 제기된 배우 서예지(33)의 소속사가 광고주에게 모델료 절반을 돌려주게 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부장판사 송승우)는 지난 10일 유한건강생활(이하 유한건생)이 서예지와 그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소속사가 2억2500만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유한건생이 서예지와 골드메달리스트에 공동으로 손해배상 및 위약금을 청구한 것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에 따르면 서예지는 2020년 1월 유한건생 측과 4억5000만원 상당의 광고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건생 측은 그해 8월 모델료를 지급하고, 서예지가 출연하는 방송광고를 방영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1년 4월 서예지가 자신의 연인을 가스라이팅했다는 논란에 이어 학교 폭력, 허위 학력 등 의혹에 휘말리면서 광고는 중단됐다.

유한건생은 골드메달리스트에 '계약 해제 및 모델료 반환'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아울러 계약상 품위유지의무 조항을 근거로 서씨와 골드메달리스트 측에 각각 12억5000만원, 15억원의 위약금 등을 청구했다.

품위유지의무 조항에는 "광고모델로서 품행이 광고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고 현행 법령을 위반하거나 공인으로서 품위를 해치는 행위로 인해 광고 효과를 감소시키면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품위를 해치는 행동'의 예시로는 학교폭력, 음주운전, 뺑소니, 폭행, 마약 등이 기재됐다.

/사진제공=유한건강생활

다만 법원은 서예지를 둘러싼 의혹이 계약 기간 전 발생한 것이라 계약을 위반한 건 아니라고 판단했다.

원고 측이 계약서에 '학교폭력'이 기재된 점을 들어 "계약 전 학교 폭력에도 적용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학교폭력'은 품위를 해치는 행위 예시일 뿐"이라며 "원고 주장대로라면 계약 체결 과정에서 과거 위반행위를 밝히도록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하는데, 이는 헌법상 중대한 기본권 침해에 해당해 허용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유한건생과 서예지의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됐다고 봤다. 이어 '모델료가 지급된 이후 광고 방영·게재가 취소될 경우 소속사는 모델료의 50%를 현금으로 반환한다'는 계약서 조항에 따라 골드메달리스트가 모델료의 절반인 2억2500만원을 돌려주라고 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골드메달리스트 측은 "서예지에 대해 제기된 학교 폭력 등의 의혹은 사실로 밝혀지지 않은 일방적 의혹임을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의혹의 제기 자체로 인해 광고주의 신뢰가 깨졌다는 이유로 약정에 따른 모델료 일부 반환을 인용 받았을 뿐"이라며 "서예지에 대한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이러한 내용이 판결로 소명된 이상 서예지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무분별한 비난을 삼가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