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친” “일가 형님” 홍준표-홍익표의 ‘브로맨스’?
“서울 집중 정책 옳지 않아” 의기투합
홍준표 “할 말 가슴 속에 담고 살면 암 생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16일 만나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위해 힘을 모았다. 이들은 국토 균형 발전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달빛고속철도 특별법 연내 처리에 뜻을 같이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시청에서 홍 시장을 예방하고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의 정기국회 내 통과 의지를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달빛고속철도 건설이 “경제적 사업일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잘못된 요인 중 하나였던 지역 구도를 광주와 대구를 중심으로 지역 간에 화합할 수 있는 정치적 상징성도 있는 사업”이라며 “대구·경북지역의 거점 도시와 호남지역의 거점 도시를 동서로 연결해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회) 국토위원장에게 이 법안을 최대한 빨리 해서 이번 정기국회 내 처리할 수 있도록 추진하라고 얘기를 했다”며 “가급적 이번 달 안에 국토위 소위는 통과시킬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예타(예비타당성조사)를 정식적으로 하게 되면 수도권 이외 지방에는 예타를 통과하는 국책사업이 없다”며 “예타를 기준으로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에서 결정을 해버리면 기획재정부는 따라오게 돼 있으니까 이번에 빨리 해야 (한다)”고 했다. 기재부는 특별법에 담긴 예타 면제 조항 등을 이유로 해당 법안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예타 면제를 규정한 국가재정법과 중복되고, 정부의 과도한 재정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 시장은 정부·여당이 추진한 ‘메가 서울’ 등 수도권 확장 정책에 대해 재차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그는 “나라 전체가 균형 발전이 되려면 서울(에) 집중하는 정책은 옳지 않다”며 “우리 당에서 추진을 해도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얘기를 해야 되기 때문에 내가 이야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토 균형 발전을 하자고 시작을 한 게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 됐고 20년이 넘었다”며 “그런데 느닷없이 수도권 확대 정책을 하니까 지방에 있는 시·도지사들은 말을 잘 안 해서 그렇지 다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지난 7일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방화 시대에 역행하는 반시대적 발상”이라며 여당의 김포-서울 편입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이들은 달빛고속철도법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두루 뜻을 함께하는 법안임을 강조했다. 달빛고속철도법안 발의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홍 원내대표를 포함해 총 261명의 의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홍 시장은 “쟁점이 없는 법안”이라며 “여야 합치가 됐으니 12월 초에 (법안 통과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 원내대표는 “내년부터는 연구용역부터 시작해서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날 공개 면담에서 이들의 ‘티키타카’도 눈길을 끌었다. 홍 시장이 “우리는 종친”이라며 너스레를 떨자 홍 원내대표는 “일가 형님”이라고 화답했다. 홍 시장은 내년 총선에 서울 서초을 출마를 예고한 홍 원내대표에게 “서초에 가면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이어 “듣기로는 유승민도 서초을로 간다는 말이 있더라”면서 “3파전을 하면 볼 만 하겠다”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가 “나쁜 게 아니라 좋은 걸로 뵈니까 더 좋다”고 하자 홍 시장은 “지금 나쁜 걸로 볼 이유가 없다”며 “난 편하게 사는 편이다. 할 말을 가슴 속에 담고 살면 암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 면담에서는 지역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윤영덕 원내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홍 시장은 “달빛고속철도 사업은 대구· 경북, 광주·전남은 물론 국가 균형 발전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꼭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홍 원내대표는 “예타 면제가 돼서 내년부턴 이 사업이 첫삽을 뜰 수 있도록 민주당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했다고 한다. 홍 시장은 또 “예산 반영이 안 된 부분이 있어서 민주당에서도 도와주면 좋겠다”고도 했다고 한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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