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평가’ 영어 어려웠다···9월 모의평가 수준[2024 수능]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은 올해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상당히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영어영역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EBS 현장교사단인 김보라 삼각산고 교사는 2024학년도 수능 영어영역에 대해 “추상도 높은 소재를 배제하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으로 출제됐다”며 “문제풀이 기술보다는 지문을 충실히 읽고 이해해야만 하는 문항을 다수 배치해 전체적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EBS 현장교사단은 이번 수능 영어영역 지문에 우리말로 번역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과도하게 추상적인 표현 등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지문을 끝까지 읽고 선택지를 분석해야 풀 수 있는 문제를 다수 분석해서 난이도를 확보했다고 했다. 제목을 추론해야 하는 24번 문항의 경우 지문 내 어휘도 친숙하고 문장 구조도 명확하지만 지문을 끝까지 읽어야 글의 요지를 파악할 수 있고, 요지를 파악했더라도 이를 함축하는 제목을 골라야 해 변별력이 있었다. 빈칸 추론 33번 문항은 지문 내 키워드를 다양한 표현으로 바꿔 선택지를 구성해, 키워드에만 의존해 지문을 이해한 경우 오답을 고르기 쉬웠다. 김 교사는 “논리적 흐름을 파악해야 정답을 고를 수 있어 변별력을 갖췄고, 제대로 독해하려는 마인드를 버리고 키워드만 보고 정답을 고르면 오인하기 쉬워 ‘잘 낸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어영역은 절대평가로 실시돼 원점수가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는다. 80~89점은 2등급을, 70~79점은 3등급을 받는 식으로 10점마다 등급이 갈린다. 이 때문에 영어영역 난이도는 통상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로 가늠한다. 지난 9월 모의평가에서 영어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4.37%로 전년도 수능(7.83%), 6월 모의평가(7.62%)에 비해 낮았다.
상당수 수험생들이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을 수시모집 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위한 전략과목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올해 실제로 영어 난이도가 높았던 것으로 확인될 경우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수험생들이 늘어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수시모집에서 합격자를 채우지 못해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이 늘어나고, 정시모집 경쟁률과 합격선 등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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