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공관위 조기 출범 검토…혁신위, 속도 조절 의도

이재우 기자 2023. 11. 1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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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최고위서 공관위 조기 출범 직접 언급…"혁신위 회피 아냐"
4호 혁신안,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대통령실 전략공천 배제 등 거론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참석하고 있다. 2023.11.16.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하지현 최영서 한은진 기자 = 김기현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조기 출범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호 혁신안인 '대사면(징계 취소)'을 제외한 혁신안 대다수도 최고위가 아닌 공관위에 처리 여부가 맡겨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16일 최고위원회에서 혁신위가 보고한 ▲비례대표 명부 당선권에 청년 50% 공천 의무화 ▲우세지역 청년 전략 지역구 선정 등 3호 안건을 논의했다. 최고위는 혁신안을 논의하지 않고 공관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률 제정 사안도 있고, 의원총회를 거쳐야 하는 사안도 있고, 이후 공관위가 구성되면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나 당헌당규 개정사항도 포함돼 있다"며 "논의 사항에 대해 (혁신위) 취지를 존중하고 현실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공관위에 넘기는 것까지 오늘 얘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공관위는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에산안 등이 정리되면 조속한 시일내 발족될 예정이다. 여야간 이견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지만 예산안 법정시한이 다음달 2일인 것을 감안하면 공관위는 이르면 다음달 초 출범할 수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우리 당에서는 정기회가 마무리되고 국회 내에서 예산안과 탄핵안 등이 정리되면 조속 시일 내 공관위를 발족한다는 것까지 얘기 모아졌다"고 했다.

공관위 조기 출범은 김기현 대표가 직접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 규칙을 마련하는 공관위가 출범하면 김 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는 혁신위에 대한 주목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한 최고위원은 뉴시스에 "김 대표가 평소보다 빨리, 회기가 끝나는 대로 공관위를 구성하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최고위 참석자는 "김 대표가 국회 회기가 끝나고 여러 이슈들이 있으니까 빨리 정리한 이후에 공관위를 빨리 출범시키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지도부는 공관위 조기 출범은 혁신위가 건의한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하는 모양새다.

한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혁신위를 회피하는 것처럼 보여질까봐, 혁신위 입장을 존중한다는 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정확하게 언급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최고위원도 청년 비례대표 공개 오디션 등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정기국회가 끝나면 조속히 공관위가 발족될 테니 그때부터 속도를 높여서 하는 게 맞지 않겠냐는 수준의 얘기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4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11.14. woo1223@newsis.com

반면 혁신위에서는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 핵심 인사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등 혁신안에 대한 당내 무반응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오는 17일 발표 예정인 4호 혁신안을 내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4호 혁신안으로는 전과자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와 대통령실 관계자 전략공천 배제 등이 거론된다.

한 혁신위원은 뉴시스에서 "2·3호 혁신안과 불출마 권고안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항의 차원에서 4호 안건을 아예 올리지 말자는 주장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지도부에서 혁신하겠다고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했는데, 내놓은 안들을 다 무시하면 우리가 뭘 더 해줘야 하나. 혁신위를 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혁신위원은 "설사 안이 나오더라도 굉장히 강력한 안이 나갈 것"이라며 "안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다른 혁신위원도 "속도 조절 차원에서 혁신안을 안 내는 것도 방법"이라며 "내일 혁신안이 발표될지, 정말 아무런 안을 내지 않을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신환 위원도 같은날 최고위에 3호 혁신안을 보고한 뒤 "혁신위 권고안이든 의결안이든 당 지도부가 수용하고 실천해야만 완결된다"며 "이를 계속 거부하면 혁신위가 할 수 있는 일은 해체뿐이 더 있겠나. 계속 안건을 내는 게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judyha@newsis.com, youngagain@newsis.com, gol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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