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오진날', 이렇게 연기해도 되나?..이성민·유연석·이정은 3콤보 美쳤다 [종합]
[OSEN=박소영 기자] 수식어가 필요없는 배우 이성민, 유연석, 이정은이 다시 한번 연기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티빙 오리지널 '운수 오진 날'이 2023년 끝자락 명품 작품의 탄생을 알렸다.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CGV에서 티빙 오리지널 ‘운수 오진 날’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택시기사 오택 역의 이성민,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금혁수 역의 유연석, 살인마 금혁수를 쫓는 황순규 역의 이정은을 비롯해 연출을 맡은 필감성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24일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은 평범한 택시기사 오택(이성민 분)이 묵포행 손님 금혁수(유연석 분)을 태우고 가다 그가 연쇄 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오택과 금혁수의 숨막히는 동행부터 금혁수를 쫓는 황순규(이정은 분)의 처절한 추적까지, 세 사람의 전력 질주가 심박수를 상승시킬 예정이다.
이성민은 돼지꿈을 꾼 날, 딸의 등록금에 보탤 수 있는 고액의 묵포행을 제안받은 택시 기사 오택을 맡았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다시 함께 행복하게 살날만 기다리던 오택은 무시무시한 살인마 금혁수를 만나 하루 동안 극과 극의 감정 변화를 느끼게 된다. 전작 ‘재벌집 막내 아들’에서 회장님으로 불렸던 그는 택시기사로 변신, 또 한번 팔색조 연기를 펼쳤다.
이성민은 “1~2편은 시작에 불과하다. 오택의 입장에서 쌓여가는 감정과 심리의 변화는 앞으로 더욱 펼쳐진다. 시간이 들쑥날쑥해서 변화되는 감정을 체크할 필요가 있었다. 감독님이 객관적으로 평가를 해줘서 믿고 진행했다. 앞으로 3~4번의 고난이 더 있다. 별점 표시를 했다. 마지막에 별 10개에 맞게 구성을 하고 감정 변화 흐름을 맞추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장님 소리 많이 들었다. 이번에 오기사 소리를 들으려면 흥행을 해야 한다. ‘운수 오진 날’이 잘 되면 택시를 탈 때마다 그렇게(웃음). ‘재벌집 막내아들’ 찍고 이 작품을 선택했다. 이전과 많이 다른 캐릭터라서 변화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했다. 초반에 감독님에게 끊임없이 질문했다. 택시기사 같냐고, 회장님 같지 않냐고 물었다”고 덧붙였다.
극중 살인마 금혁수의 직업은 의사로 나온다. 유연석으로서는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에서 다정한 의사 안정원 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는데 같은 의사, 다른 느낌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유연석은 “이미지 변화에 대한 갈등이 있었다. 혁수를 보여드리면 저의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악역을 안 한 적은 없지만 이렇게 악랄한 캐릭터는 처음이라 다가가기 쉽지 않았다. 사이코패스라는 설정의 캐릭터는 기존에 많이 있었다. 기존 작품과 차별점을 둬야 할까 고민했다. 다른 작품을 찾아보기 보다는 실제 사이코패스들의 인터뷰나 다큐를 보며 힌트를 얻었다”고 밝혔다.
금혁수는 오택의 택시를 타고 묵포까지 내려가면서 천진난만게 자신의 살인 과거를 털어놓는다. 유연석은 “혁수는 자신이 저지른 무참한 살인의 과정을 천진함을 갖고 어린아이가 놀았던 재밌는 얘기를 부모한테 기뻐하며 얘기하듯이 그렇게 방향성을 잡았다. 오택이 들었을 때의 섬뜩함을 금혁수가 즐기면서 천진난만하게 말하는 것처럼 연기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혁수는 감정을 못 느끼고 통증도 못 느끼는 설정이다. 최대한 이성민 배우의 연기에 리액션을 덜 하면서 상대방의 감정 동요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계획을 펼쳐나가려는 혁수를 연기했다. 제한된 공간이지만 다양한 촬영기법으로 촬영했다. 볼거리가 한정돼 있지 않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은이 연기한 황순규는 원작에 없다. 이정은은 “아들을 죽인 혁수가 탄 택시를 끝없이 쫓아간다. 아들을 죽인 살인마를 쫓는 엄마의 모습을 그리려고 했다. 한국형 어머니로 주안점을 뒀다. 우연히 다큐를 봤다. 자신의 자식이 살해를 당했는데 부모가 경찰이 하는 일을 나서서 하더라. 보편적으로 억울한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일까 싶었다. 원작과 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타인은 지옥이다’ 빼놓곤 장르물을 안 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 내 인물도 중요하지만 이야기가 중요하다. 이 이야기가 궁금해서 선택에 주저함이 없었다. 저는 홀로 밤마다 촬영했다. 가끔 두 배우를 만나면 반가웠다.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약간의 긴장감도 느꼈다. 감독님이 많은 조언을 줘서 외롭지 않게 작품을 찍었다. 무엇보다 두 배우의 색다른 얼굴을 마주하는 게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희열을 느꼈다”며 미소 지었다.
‘운수 오진 날’은 영화 ‘인질’을 통해 리얼 타임 스릴러의 정수를 보여준 필감성 감독의 OTT 드라마 진출작이다. 그는 “첫 시리즈물이다. 관계자들이 1~2부가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공을 많이 들였다. 완벽한 콘티 작업을 해서 찍으려고 했다”며 “뜨거운 여름 배우들, 스태프들과 진심을 담아 만들었다. 스릴러, 복수, 미스터리를 즐길 요소가 많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레전드 배우들이 역대급 연기 앙상블을 완성했다. 필감성 감독은 “이성민 말고는 다른 배우를 생각하지 않았다. 팬이지만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오택이 겪는 평범함부터 극단적인 상황에서 인간의 변화를 깊이 있게 표현하는 배우는 몇 안 되니까. 당연히 이성민 배우를 떠올렸다. 기대의 200%에 부합하는 멋진 연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연석의 멜로, 따뜻한 연기도 좋지만 악역 때 서늘한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 이번에 물 만난 고기처럼 원없이 보여줘서 행복했다”며 “이정은 배우는 옆에 있어도 떨린다. 너무 팬이다. 원작에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서 이정은 배우를 캐스팅하자 싶었다. 작가랑 농담했는데 이렇게 옆에 앉아 있다니. 캐스팅 과정 자체가 기쁨의 순간이었다”고 자랑했다.
이미 '운수 오진 날'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단 1~2화 공개만으로 하반기 기대작 반열에 올라 주목받고 있다.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은 벌써 입소문을 탄 상황. 많은 이들이 24일 티빙을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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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은정 기자 c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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