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ge] 연극 ‘카페 쥬에네스’

2023. 11. 1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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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역사의 수혜자이자 창조자'이 극은 11월 초 3일간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작품을 쓴 오인하 연출은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편의점에 있는 '이달의 독립운동가' 사진을 봤는데 알아볼 수 있는 이가 없었다. 우리가 모른 채로 희생당하고 잊힌 분들이 많다는 생각이 시작이었다. 현실을 직시하고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게 문화 예술의 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히며 "이 작품에서 말하고 싶은 건 관심과 선택이다. 이름 없이 죽어간 청춘들의 희생과 고통을 다루고 싶었다. 유명하고 위대한 독립운동가들의 성취만을 조명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역사적 사건 뒤에 수없이 많이 쌓여있을 희생과 실패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극의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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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역사의 수혜자이자 창조자’

이 극은 11월 초 3일간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연극을 본 후 일부 제기된 ‘친일 논란’에 대해 오인하 연출과 배우들이 관객과 솔직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서였다. 그 대화 시간 후 극에 대한 신뢰와 스태프, 배우들의 열정을 몸으로 느꼈다.
(사진 콘텐츠합)
극의 시대적 배경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 공간은 경성 청춘들이 모이는 카페 쥬에네스이다. 그 혹독한 시절, 널리 알려진 또는 아무도 모르게 청춘을 바친 이들이 있었다. 애국과 매국을 강요받고, 선택하며, 시대의 소용돌이에 삶을 던질 수밖에 없었던 청춘들이다. 그중엔 지키려는 자, 살아남아야 하는 자, 의열단원, 독립운동가 아버지를 둔 특무대 대장이 있다. 그리고 그들의 공동 목표 ‘독립 운동가들의 아이들’, 이들이 카페 쥬에네스에 모여 있다.
의열단을 탈퇴한 해원은 카페 쥬에네스를 운영한다. 술과 차를 팔고 부자들의 귀중품 거래를 중개하며 독립군 자금을 지원하던 해원. 그런 그와 친형제 같은 독립투사 윤이안의 동생 이서와 함께 신우, 정신이 이곳을 찾는다. 해원은 독립투사 아이들의 탈출 계획을 세우고 카페 지하에 아이들을 숨긴다. 그리고 경무국 대장 아마쿠사 아키가 해원을 찾아 거절할 수 없는 거래를 제안한다.
작품을 쓴 오인하 연출은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편의점에 있는 ‘이달의 독립운동가’ 사진을 봤는데 알아볼 수 있는 이가 없었다. 우리가 모른 채로 희생당하고 잊힌 분들이 많다는 생각이 시작이었다. 현실을 직시하고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게 문화 예술의 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히며 “이 작품에서 말하고 싶은 건 관심과 선택이다. 이름 없이 죽어간 청춘들의 희생과 고통을 다루고 싶었다. 유명하고 위대한 독립운동가들의 성취만을 조명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역사적 사건 뒤에 수없이 많이 쌓여있을 희생과 실패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극의 취지를 설명했다. 선택을 해야 했던 청춘들이었기에 독립운동가들의 선택은 의미 있었다. 오인하 연출은 독립을 기다리며 다음 세대가 누릴 평화와 자유를 위해 빛줄기 없는 터널을 걸었던,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독립운동가들과 그들의 희생에 대해 조명했다. 더불어 “역사의 수혜를 누리는 사람으로서 그렇게 바라만 봐도 될까 생각했다. 관객들이 이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함께 마주해줘서 감사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 콘텐츠합)
극은 매국과 변절을 강요당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다. 한 청년은 삶을 조국 독립을 위해 던졌고, 또 다른 청년은 변절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그들 모두에게 극은 말한다. ‘자유롭게 살아, 애국도 매국도 강요받지 않는 세상에서’.
‘청춘’이란 뜻의 프랑스어 쥬에네스, 이 한 공간에서 극은 계속되지만 배우들의 다채로운 연기는 관객의 집중도를 끌어 올린다. 극이 끝나고 여운이 남는다. 바쁜 지금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잠시 그 시대를 처절하게 살았던 청춘들을 까맣게 잊은 것 같다. 극을 보고 나면 그리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무게감이 느껴진다.
(사진 콘텐츠합)
장소 대학로 TOM2관
기간 ~2023년 11월26일
시간 평일 8시 / 토, 공휴일 3시, 7시 / 일 3시
출연 정해원 – 차용학, 최정헌 / 최정신 – 랑연, 조윤영 / 이신우 – 이봉준, 지호림 / 윤이서 – 장서연,신가은 / 아마쿠사 아키 – 김다흰, 오의식, 박은석

[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콘텐츠합]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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