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상 스톱?”… 美 장기채 ETF 수익률 개선에 개미들은 싱글벙글
금리 오름세 주춤에 이달 들어 수익률 개선
올해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최근 국채 금리 하락 덕에 개선되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의 기준점인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4.4%대까지 떨어졌다.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 ETF는 10.48% 상승했다. 같은 기간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와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ETF도 각각 6.23%, 6.15% 올랐다. ‘SOL 미국30년 국채액티브(H)’ ETF와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H)’ ETF도 각각 5.37%, 5.2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채권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올라 투자자는 수익을 낼 수 있다. 5%대까지 치솟았던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일(현지시각)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 이후 4%대로 떨어졌고, 최근에는 4.4%대에 머물러 있다. 5%를 향해 질주했던 미국 20년물 채권 금리와 미국 30년물 채권 금리도 현재 각각 4.8%대, 4.6%대 수준이다.
10월까지만 해도 미국 장기채 ETF는 모두 두 자릿수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7~10월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 ETF는 26.96% 하락했다. 같은 기간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18.36%)와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ETF(-17.56%),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H)’ ETF(-13.80%)도 10%대 손실을 냈다. ‘SOL 미국30년 국채액티브(H)’ ETF는 지난 7월 11일 상장한 이후 10월까지 14.05% 내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초 3% 초반대에서 점차 올라 지난달에는 5%를 넘어서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손실을 보던 시점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꾸준히 장기채 ETF를 매수했다. 지난 7월부터 이달 16일까지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의 순매수 규모는 1700억원에 달했다. 개인은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 ETF와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ETF도 각각 430억원, 280억원어치 사들였다.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H)’ ETF와 ‘SOL 미국30년 국채액티브(H)’ ETF는 각각 20억원어치씩 매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고점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컸고, 손실 폭을 줄이려는 저점 매수세도 지속해서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국내 투자자는 미국 증시에서도 장기채를 사들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 국채 3배 ETF(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ETF)’를 1조4080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상품은 해외 주식 중 순매수액 1위를 차지했다.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 국채 3배 ETF 주가는 지난달 3달러 후반대까지 떨어졌지만, 이달 들어 다시 4달러 후반대로 회복하고 있다. ‘아이쉐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ETF(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의 올해 순매수액은 4446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모두 만기가 20년 이상 남은 미국 국채를 30년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물가 상승세 둔화로 당분간 채권 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연준 목표치(2%)보다 높은 물가 수준은 잠재적 리스크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는 10월을 고점으로 향후 상단이 점차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장기채 금리 하락은 다시 연준의 긴축 우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경기 둔화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장기채 금리) 하락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근원 CPI가 적어도 3%를 밑돌아야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는 내년 하반기에나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신세계 회장 된 정유경, ‘95年 역사’ 본점 손본다… 식당가 대대적 리뉴얼
- 금투세 폐지시킨 개미들... “이번엔 민주당 지지해야겠다”는 이유는
- [그린벨트 해제後]② 베드타운 넘어 자족기능 갖출 수 있을까... 기업유치·교통 등 난제 수두룩
- [보험 리모델링] “강제로 장기저축”… 재테크에 보험이 필요한 이유
- “요즘 시대에 연대보증 책임을?” 파산한 스타트업 대표 자택에 가압류 건 금융회사
- 홍콩 부동산 침체 가속화?… 호화 주택 내던지는 부자들
- 계열사가 “불매 운동하자”… 성과급에 분열된 현대차그룹
- 삼성전자·SK하이닉스, 트럼프 2기에도 ‘손해보는 투자 안한다’… 전문가들 “정부도 美에 할
- [르포] 일원본동 "매물 없어요"… 재건축 추진·수서개발에 집주인들 '환호'
- 10兆 전기차 공장 지었는데… 현대차, 美 시장에 드리워진 ‘먹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