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원석 탄핵' 벼르는 민주당 TF... 당내 온도 차로 '엇박자' 반복

우태경 2023. 11. 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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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검사 탄핵 카드를 두고 오락가락하고 있다.

일부 친이재명계 강경파 의원들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원석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을 시사한 후 '무리한 탄핵'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지도부가 이를 무마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당내 검사 탄핵에 대한 신중론이 적지 않음에도, 내년 총선에 앞서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호응하려는 강경파 의원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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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탄핵' 열어둔 민주당 검사TF 
전날 원내대표가 "관심 없다" 했지만
이원석 검찰총장 탄핵 이어 엇박자만
더불어민주당 민형배(왼쪽), 김용민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검사범죄대응TF 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검사 탄핵 카드를 두고 오락가락하고 있다. 일부 친이재명계 강경파 의원들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원석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을 시사한 후 '무리한 탄핵'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지도부가 이를 무마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당내 검사 탄핵에 대한 신중론이 적지 않음에도, 내년 총선에 앞서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호응하려는 강경파 의원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익표 "관심 없다" 했지만… '한동훈 탄핵' 띄운 당 기구

민주당 검사범죄대응 태스크포스(TF)는 16일 국회에서 검사 탄핵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TF단장인 김용민 의원은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한 장관의 부적절한 발언과 헌법을 위반하는 듯한 매우 격앙된 반응에 대해 분명한 경고를 해야 한다"며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 출신 한 장관에 대한 탄핵 여부도 필요하면 검토해서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탄핵의 여지를 두었다.

홍익표 원내대표가 전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 장관 탄핵과 거리를 둔 것과는 사뭇 다른 입장이다. 홍 원내대표는 "(한 장관이) 툭하면 기자들 앞에서 '왜 나를 탄핵 안 시키냐'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나는 관심이 없다"며 "본인은 되게 탄핵을 당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상한 장관"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원석 검찰총장 탄핵을 두고도 혼선을 빚었다. 지난 14일 TF발 검찰총장 탄핵설이 제기되자,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TF단장(김용민 의원)이 말한 것처럼 (검찰총장 탄핵이) 논의는 될 것 같다"고 밝혀 논란을 키웠다. 이후 '탄핵 남발'이라는 비판이 커지자, 최 원내대변인이 "잘못이 있으면 논의할 수도 있다는 취지였다"고 정정했다. 홍 원내대표도 15일 "전혀 검토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TF는 앞서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재발의에 더해 탄핵 대상으로 고려됐다 의총 과정에서 빠졌던 임홍석·이희동 검사도 함께 탄핵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표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이정섭 검사 탄핵소추를 두고서도 '무리한 탄핵'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한 장관과 이 검찰총장 탄핵까지 시사하고 나선 것이다.


"강성 지지층 입맛만 맞춘 것" 당내서도 이견

민주당의 엇박자는 내년 총선에서 역풍을 우려하는 의견과 강성 지지층 요구에 호응하려는 강경파 의원들의 주장이 상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도 성향의 한 민주당 의원은 "검찰을 제1의 공적으로 삼고 싶어 하는 강성 지지층의 입맛에만 맞춘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다수당이 돼야 하는데, 힘자랑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TF에 속한 강성 친명계 의원들이 자기 장사를 하는 것이지 당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검사 탄핵 카드가 당이 주도하려는 이슈마저 가리고 있다는 불만도 있다. 이 대표가 띄운 3% 경제성장론과 당내 공감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이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가 전날 대전까지 가서 R&D(연구개발) 이슈를 띄우려고 하는데,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한 장관 등 탄핵) 주장으로 다 묻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지난 15일 대전시 유성구 신동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를 찾아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탄핵소추는 민주당 단골 먹거리"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검사 탄핵 움직임을 반격 카드로 삼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은 해임건의안, 국정조사, 특검과 함께 민주당의 국정 발목 잡기 밥상에 밑반찬처럼 올라와 있는 협박 4종 단골 먹거리"라며 "탄핵소추를 상습적으로 내지른 정당이 대한민국 헌정질서에 부합하는 정당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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