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만으론 안 된다' 토트넘, PL 우승 확률 단 0.3%...4위 지키면 다행
[OSEN=고성환 기자] 단 0.3%.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의 꿈이 이번에도 물거품이 될까.
통계 전문 매체 '옵타'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올 시즌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PL) 우승 확률을 0.3%로 계산했다. 이 전망치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남은 시즌 일정을 약 1만 회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기준으로 삼았다.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는 역시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다. 지금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맨시티가 역사적인 PL 4연패를 달성할 확률은 무려 84.6%에 달한다. 리버풀과 아스날이 각각 9.1%, 5.6%로 우승 확률 2, 3위를 차지했다.
토트넘이 0.3%로 그 뒤를 이었다. 토트넘은 2위를 기록할 확률이 3.6%, 3위를 기록할 확률이 11.2%다. 지금 계산으로선 4위(24.6%)나 5위(21.4%)로 마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사실상 4위 수성도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현재 토트넘은 리그 12라운드 기준 8승2무2패, 승점 26으로 리그 4위에 올라 있다. 선두 맨시티(승점 28)나 리버풀, 아스날(이상 승점 27)과 승점 차는 작다.
문제는 앞으로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 토트넘은 개막 후 10경기 무패 행진(8승 2무)을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새로 부임한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강조하는 '공격 축구'와 함께 체질 개선에 성공한 듯 보였다.
여기에 신입생들과 기존 선수들의 조화도 뛰어났다. 제임스 매디슨, 미키 반 더 벤, 굴리엘모 비카리오 등 새 얼굴들이 곧바로 핵심 역할을 맡았고, 이브 비수마와 파페 사르, 페드로 포로 등 그간 아쉬움을 남겼던 선수들도 맹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주장 손흥민도 중앙 공격수로 변신해 리그 8골 1도움을 터트리며 해리 케인의 공백을 메웠다.
하지만 토트넘은 최근 2경기 연속 패배하며 위기를 맞았다. 첼시를 상대로 1-4로 패했고, 울버햄튼 원정에서도 1-2로 역전패했다. 여기에 반 더 벤과 매디슨은 각각 햄스트링과 발목 부상으로 올해 안에 복귀가 힘들다. 수술대에 오른 히샬리송도 최소 한 달간 회복이 필요하다.
믿을 만한 벤치 자원의 부재가 발목을 잡고 있다. 토트넘은 주전 11명을 제외하면 뛰어난 후보 선수가 없다. 지난 울버햄튼전에서도 에메르송 로얄-벤 데이비스-에릭 다이어-페드로 포로가 수비진을 꾸려야 했다. 전문 센터백이 아닌 데이비스와 오른쪽 수비수가 제 포지션인 에메르송, 주전 경쟁에서 밀린 지 오래인 다이어까지 불안 요소투성이였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공격 축구라는 철학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패배 후 왜 두 줄 수비를 세우지 않았냐(Parking the bus)는 말에 "나는 축구 감독이지 버스 기사가 아니다"라고 답하며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것은 분명하다. 선제골은 좋았지만, 그 뒤로 선수들이 수동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후반전은 조금 나아졌으나 그런 스탠스면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첼시전과 같은 맥락이었다. 당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두 명이나 퇴장당한 뒤에도 수비 라인을 중앙선까지 높이 끌어 올렸다. 그 결과 손흥민을 제외한 나머지 7명 모두가 중앙선에 붙어있는 극단적인 대형이 탄생했다. 사실상 0-7-1 포메이션이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뒷공간을 노출한 토트넘은 니콜라 잭슨에게 해트트릭을 내주며 무너졌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게 우리 축구다. 내가 여기 있는 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만약 5명만 남는다고 해도 나아갈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연패에 빠진 상황. 토트넘 출신 제이미 오하라는 "난 '이게 우리고, 우리가 할 축구이며, 우리가 플레이하는 방식'이라는 철학에 전적으로 찬성한다. 그리고 이해할 수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당신은 지금 스코틀랜드 리그에 있지 않다. 스코틀랜드에선 셀틱이 최고의 팀이고, 나머지는 개(dog)다"라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당신은 최고 수준 팀들을 상대하고 있다. 울브스는 홈에서 강한 팀이며 좋은 선수들과 좋은 감독을 지니고 있다"라며 "만약 당신이 계속해서 바보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무모하게 용감한 축구를 계속한다면 승점 1점도 나쁜 결과가 아니게 될 것이다. 벤치를 떠나 경기장에 들어와야 했던 선수들이 충분히 뛰어나지 못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대로라면 손흥민의 꿈은 다시 한번 물거품이 될 확률이 높다. 그는 지난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PL 최고 성적은 2위(2016-2017), 리그컵과(20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2018-2019)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토트넘이 올 시즌 초반 10경기 무패를 질주할 때만 하더라도 '드디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어느덧 장밋빛 미래 대신 우승 확률 0.3%라는 냉혹한 현실만 남았다. 토트넘은 그나마 우승 가능성이 큰 리그컵에서도 일찌감치 탈락했기에 FA컵과 리그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90min' 역시 "이번 주 PL 위기의 팀은 토트넘"이라면서 "개막 후 폭풍처럼 상승세를 맞은 토트넘은 울버햄튼에 패한 뒤 어둠 속에 빠졌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올 시즌 리그에서 유일하게 무패를 달리고 있던 토트넘은 최근 6일 동안 중위권 팀에 2연패했다. 토트넘에 좋은 한 주가 아니었다"라며 토트넘은 선수들의 부상과 출전 정지 징계로 울버햄튼을 상대로 단조로운 경기력을 보여주며 결국 또 패했다. 반 더 벤과 매디슨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자원을 영입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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