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경제조치 지속될 것"… 시진핑 "수출통제는 中이익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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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시 주석은 또 "미국은 수출 통제, 투자 심사, 일방적 제재 등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엄중하게 훼손했다"며 "중국 과학기술을 탄압하는 것은 중국의 질 높은 발전을 억압하는 것이고 중국 인민의 발전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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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문제·수출통제 평행선
정상간 핫라인 구축엔 합의
공동회견 없이 바이든 '홀로'
회견 말미에 또 "習은 독재자"
화해 분위기에 찬물 끼얹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대화 채널은 복원됐다지만 갈등 요소는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중 간에 대단찮은 진전이 있었지만 곧 깊은 근본적 갈등의 시험에 들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뉴욕타임스도 "바이든과 시진핑 간 회담의 성과는 별로 없었고 계속 얘기하자는 약속만 했다"며 "회담에 대한 미·중의 설명은 양국을 충돌의 위기로 몰아간 사안들에 있어서는 진전이 거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중국 언론들은 시 주석이 미국에서 환대와 존중을 받았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는 "정상회담 전 환영 행사는 짧았지만 공들여서 준비한 흔적이 역력했다"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장이 아닌 별도 장소를 선택한 것은) 미국이 이번 회담을 고도로 중시한다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양국 정상이 가장 큰 갈등을 보인 것은 대만 문제다. 당장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입장은 완고했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면서 내년 대만 선거에 대한 민주적 절차를 강조했지만 중국은 미국의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하면서 대만 통일 의지를 수차 피력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정상회담 직후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며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결국 통일될 것이고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며 "대만 무장을 중단하고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국이 대만과의 평화통일을 선호하며 수년간은 대만을 상대로 군사 행동을 할 계획이 없지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조건에 관해서도 설명했다고 미국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목적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중국이 대만의 선거 절차를 존중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우리가 하나의 중국 정책이라는 합의를 유지한다고 했다"며 "이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간 경쟁에 직결된 최첨단 기술, 수출 통제와 관련해서도 양 정상은 서로 물러서지 않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국은 미국을 뛰어넘거나 대체할 계획이 없다. 미국도 중국을 탄압하거나 억제하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내는 발언이었다.
시 주석은 또 "미국은 수출 통제, 투자 심사, 일방적 제재 등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엄중하게 훼손했다"며 "중국 과학기술을 탄압하는 것은 중국의 질 높은 발전을 억압하는 것이고 중국 인민의 발전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은 경쟁을 하고 있다"며 "미국은 국내에서 그리고 세계의 동맹·파트너와 함께 계속해서 미국의 힘에 근원이 되는 것들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그는 또 "미국은 언제나 미국의 국익, 미국의 가치, 미국의 동맹과 파트너를 옹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을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이나 공동 보도자료도 내놓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만 단독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 말미에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은 독재자가 맞는다"는 뼈 있는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전날부터 시 주석을 미국의 손님으로 극진하게 대접했지만 할 말은 다 한 것이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 서울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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