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짠물경영' 실적 방어 … 반도체·조선이 4분기 반등 이끈다
3분기 매출 예상보다 줄었지만
비용 절감에 영업익 큰 폭 증가
10월 수출 13개월만에 증가세
내수도 살며 경기민감株 호조
LG디스플레이·HD한국조선…
4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 전망
삼성전자도 실적개선 폭 키워
국내 주요 기업들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6배 증가한 실적을 기록하는 등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은 주력 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 업종이 바닥을 찍고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으로 큰 손실을 본 정유업계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 전망치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4분기 영업이익으로 전 분기 대비 43.2% 늘어난 3조484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도체 실적이 점차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662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이번 4분기에는 영업이익 892억원을 거두면서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은 저가 수주는 사양해야 할 정도로 업황이 개선됐다. HD한국조선해양은 전 분기에 영업이익 690억원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이보다 182.2% 증가한 194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분석됐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4분기에 1604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으나 올 4분기에는 영업이익 4742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4분기 10조원을 상회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국전력 또한 4분기에 영업이익 3640억원을 올리면서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그간 적자 규모가 컸던 반도체와 유틸리티 업종이 작년에 비해 선전하면서 상장사 전반적으로 영업이익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와 한국전력이 흑자 전환하면서 3분기까지 이어지던 역성장 기조를 4분기부터 성장세로 돌려세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반도체는 판가가 올라가면서 수혜를 보고 있으며 한전도 유가가 안정되고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효과 등이 반영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10월에 국내 수출이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최근 주요 지표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한 것도 실적 개선을 대변하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15일 발표한 '10월 수출입현황'(확정치)을 통해 10월 수출이 550억83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알렸다. 지난해 동월 대비 5.1% 증가한 수치로 13개월 만에 수출액이 증가로 전환하면서 2023년 들어 월간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경기가 바닥을 다지면서 경기 민감주를 중심으로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실적이라는 건 사실은 후행지표로서 수출이 10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으니 4분기 실적이 좋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경기민감주가 대체로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무리 단계에 진입한 올 3분기 실적은 추정치에 비해 매출은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내놓은 국내 상장사 247곳에 대한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3분기 매출액은 637조4720억원, 영업이익은 43조2116억원이었다.
해당 상장사들의 실제 3분기 매출액은 599조7259억원으로 40조원가량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5조6179원으로 2조원 이상 증가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지난 3분기에 추정치 대비 실적이 개선된 현상은 기업들의 영업이익 방어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경기가 부진한 국면에서 예상보다 매출이 줄고 영업이익이 오르는 사례는 일반적으로 많이 팔기보다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가 했던 것처럼 재고를 소진하면서 마진을 방어하거나 각종 비용을 줄이는 전략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개선 국면에 진입하고 있으나 4분기 실적 전망은 예측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기업들이 전망치에 도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3분기 실적은 매일경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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