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변호사 …'비싼' 밥그릇 먼저 뺏는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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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국내 일자리 약 341만개가 앞으로 AI 기술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이 AI 특허정보를 활용해 직업별 AI 노출 지수를 산출한 결과 전체 일자리의 12%(341만개)가 AI 기술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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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341만개 대체 가능성
AI특허 많은 직업 주요 타깃
화학공학 기술자·회계사 등
고학력·고소득 직종 직격탄
"팀워크 등 소프트스킬 중요"
인공지능(AI) 기술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국내 일자리 약 341만개가 앞으로 AI 기술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특히 대표적인 고소득 직종으로 분류되는 의사, 회계사, 변호사 등이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의 한지우 조사역과 오삼일 팀장은 16일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를 통해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종과 이에 따른 노동시장 영향을 분석했다. 한은이 AI 특허정보를 활용해 직업별 AI 노출 지수를 산출한 결과 전체 일자리의 12%(341만개)가 AI 기술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I 노출이 더 확대될 경우 줄어드는 일자리는 14%인 398만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이번 분석을 위해 마이클 웹 스탠퍼드대 교수의 논문에 나온 'AI 노출 지수' 개념을 한국표준직업분류로 변환해 국내 직업 중 AI에 크게 노출된 일자리를 식별했다. 이를 위해 특정 업무가 AI 기술에 의해 얼마나 대체 가능한지 측정하기 위해 관련 직업에 AI 특허가 얼마나 많은지를 조사해 지수가 만들어졌다.
AI 노출 지수가 가장 높은 일자리에는 화학공학 기술자, 발전장치 조작원, 철도·전동차 기관사, 상하수도·재활용 처리 조작원 등이 포함됐다. 이들 일자리는 대용량 데이터를 활용해 업무를 효율화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직업 세분류로 살펴보면 대표적인 고소득 직업인 의사, 회계사·자산운용사, 변호사 등도 AI로 대체되기 쉬운 직업으로 나타났다.
반면, AI노출 지수가 낮아 대체하기 어려운 일자리로는 음식 관련 단순 종사자, 대학교수·강사, 종교 관련 종사자 등 대면 접촉과 관계 형성이 필수적인 일자리가 포함됐다. 이외에 기자, 대학교수, 가수·성악가 등도 AI가 대체하기 힘든 직종으로 나타났다.
임금수준과 학력수준별로 보면 고학력과 고소득 근로자일수록 AI에 더 많이 노출돼 있었다. 앞서 혁신적 기술이었던 산업용 로봇과 소프트웨어가 저학력과 중간소득 근로자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것과 반대되는 결과다. 산업용 로봇의 경우 고졸, 대졸, 대학원졸 순으로 대체율이 높았지만 AI는 대학원졸, 대졸, 고졸 순으로 높았다. AI 노출 지수가 높은 일자리일수록 고용이 줄어들고 임금 상승률도 낮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2000~2021년 산업용 로봇과 소프트웨어 노출 지수가 높은 일자리의 고용 비중과 임금상승률이 낮아진 결과를 토대로 AI 노출 지수가 높은 일자리의 경우 해당 일자리의 고용 비중은 7%포인트 줄어들고, 임금상승률은 2%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AI로 인한 생산성 증가는 전반적인 노동 수요 증가와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러나 생산성 효과는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만, 대체효과는 특정 그룹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일부 근로자들은 AI 도입에 따른 일자리 전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근로자들에게는 기존과 다른 능력이 요구되면서 사회적 기술, 팀워크 능력, 의사소통 능력과 같은 '소프트 스킬'을 가진 직종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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