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빠졌지만 변별력 확보···국어·영어 다소 어렵고 수학은 쉬워져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변별력 확보"
국어·영어는 전년 수능 대비 어렵고 수학은 쉬워
국어 언어·매체, 수학 미적분·기하 어려워
선택과목별 유불리 현상 재현 전망도
27년만 최대 N수생 영향 분석 엇갈려
"의대 경쟁률 치열해질수도"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선 초고난도 문항(킬러문항)이 배제됐다. “공교육만으로도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하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내린 '공정한 수능’ 지시가 적극 반영된 셈이다. 국어·영어영역은 작년 수능 보다 어렵게 출제됐으나 수학영역은 다소 어려웠던 전년 수능보다는 쉬웠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다만 초고난도 문항(킬러문항) 배제 방침에 쉬운 수능이 될 것이란 우려와 달리 변별력 확보에는 일단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문성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장(경인교대 교수)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방향' 브리핑에서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밝혔다. 이어 “6·9월 모의평가를 치른 수험생들과, N수생 등의 특성을 분석해 출제하려는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다. EBS 연계율에 대해서는 “문항 수 기준으로 50% 수준이고 연계 체감도를 높여 출제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분석 결과 국어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 EBS 현장교사단 소속 윤혜정 덕수고 교사(EBS 강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2024학년도 수능 국어 분석 브리핑에서 “이번 수능은 9월 모의평가의 경향을 유지하면서 변별력을 충분히 확보했고 소위 킬러문항을 확실히 배제했다”며 "2023학년도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수험생들이 다소 어렵게 체감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신유형 문항은 출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입시업체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외형상 킬러문항은 없었지만 국어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모두 9월 모의평가와 지난해 수능보다도 어렵게 출제됐다”며 “언어와 매체 중에서 특히 문법이 9월 모의평가보다 상당히 어려웠다"고 평했다. 메가스터디와 이투스 역시 작년 수능 및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고 봤다.
수학은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쉽고 올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EBS 현장교사단 소속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EBS 강사)는 "킬러문항은 배제하면서 최상위권 학생들부터 중하위권 학생들까지 충분히 변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이 골고루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치러진 9월 모의평가의 경우 킬러문항 배제 방침 적용으로 최상위권 변별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9월 모의평가 수학 만점자는 2520명으로 6월 모의평가(648명)의 4배에 달했다. 작년 수능(934명)보다는 약 2.7배 많았다. 이에 대해 심 교사는 “6월 모의평가보다는 분명히 쉽고 9월 모의평가보다는 최상위권 변별력 때문에 무게감은 느껴질 것”이라며 “최상위권이 느끼기에는 9월 모의평가와 지난해 수능 사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예상했다.
입시업계도 대체로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킬러 문항 없이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9월 모의평가의 흐름을 이어나가는 출제였다”면서도 “만점자 수 관리를 위해 미적분 난이도를 작년 수준으로 조절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공통과목의 경우 작년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으며 올해 6·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라며 “선택과목의 경우 유불리를 줄이기 위해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모두 평이하게 출제됐다”고 평했다.
반면 선택과목 난도가 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 대표는 “미적분과 기하는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된 반면 확률과 통계는 쉽게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9월 모의평가에서 수학 만점자가 증가하자 최상위권 변별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선택과목 간 점수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현재 출제 패턴으로는 이과생이 문과생 보다 표준점수를 높게 획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정 위원장이 국어·수학 영역 등에서 발생한 선택과목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출제했다고 밝혔지만, 국어에선 언어와 매체가, 수학에선 미적분과 기하가 상대적으로 여려웠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번 수능에서도 이과생의 문과 침공 문제가 되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절대평가로 등급만 나오는 영어 영역의 경우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려웠고,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도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7년 만에 역대 최대 규모인 N수생 영향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렸다. 난이도 있는 문제들이 출제되면서 어려운 수능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 N수생이 좋은 점수를 얻을 것이란 예상과 함께 최상위권 고3 학생들 사이에선 이번 수능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실제 어떤 결과를 미칠 지는 점수가 나와봐야 알 것으로 예상된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의대를 노리는 최상위권 고3 학생들의 경우 이번 수능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N수생이 어려운 수능에 강한 건 맞지만, 최상위권 고3 학생들 역시 이번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의대 경쟁이 한층 가열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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