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은행장의 기념일

2023. 11. 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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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퇴근길, 우연히 편의점 앞을 지나가던 중 밝은 조명 아래 진열돼 있는 각종 초콜릿과 과자들을 본 적이 있다.

각종 기념일이 몰려 있는 매년 이맘때는 전 세계 모든 기업이 마케팅 역량을 쏟아붓는 시기이므로, 이러한 상품의 디스플레이도 분명 다가올 각종 기념일을 대비한 판촉 활동의 일환일 것이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이맘때를 생각해 본다면 설레는 마음으로 연말연시의 기념일을 기다리는 과거의 우리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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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퇴근길, 우연히 편의점 앞을 지나가던 중 밝은 조명 아래 진열돼 있는 각종 초콜릿과 과자들을 본 적이 있다. 각종 기념일이 몰려 있는 매년 이맘때는 전 세계 모든 기업이 마케팅 역량을 쏟아붓는 시기이므로, 이러한 상품의 디스플레이도 분명 다가올 각종 기념일을 대비한 판촉 활동의 일환일 것이다.

하지만 경영이나 마케팅 같은 삭막한 개념은 잠시 내려놓고, 형형색색의 조명과 선물을 바라보며 서늘한 공기를 한가득 마셔보자. 그리고 어린 시절의 이맘때를 생각해 본다면 설레는 마음으로 연말연시의 기념일을 기다리는 과거의 우리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린 시절은 행복한 기념일의 연속이다. 명절과 어린이날, 어버이날과 스승의날뿐 아니라 연말이면 찾아오는 성탄절, 그리고 누구나 손꼽아 기다리는 자기만의 생일까지…. 설레는 날들만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한 해가 순식간에 지나가곤 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갈수록 설렘 가득했던 기념일들은 우리의 삶에서 점점 사라져갔고, 기념일들이 없어진 그 자리는 각종 업무 일정과 회의, 출장이나 시험 등 현실 속의 책임과 의무들로 빼곡하게 채워져 갔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어서 달력과 수첩, 휴대폰의 거의 모든 일정은 은행과 관련된 각종 업무와 회의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념일이 주는 설렘과 따뜻함을 기억하고 있기에 별도의 수첩에 소중한 기념일들을 따로 기록해 두었다. 매년 선물과 따뜻한 손편지를 준비했던 남편의 생일은 물론 지인의 기념일도 포함돼 있지만, 대부분은 은행 생활을 통해 만난 고객들의 기념일이다. 그리고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매일 아침 수첩을 열어보며 기념일이 있는 고객들에게 연락을 드리곤 한다.

하지만 오늘은 고객의 기념일 외에도 필자만의 특별한 기념일이 하나 더 있는 날이다. 바로 필자가 Sh수협은행의 은행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한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지난 1년은 금리와 물가, 환율, 국제정세 등 대내외 모든 경영환경에서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던 불확실성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직원들과 합심해 수협은행 출범 이후 최대의 실적을 달성하였으며 그 외 다양한 사업에서도 진일보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기에 지난 1년은 기쁘고 영광스러웠던 순간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은행장으로 취임한 이래 전국의 영업점과 거래처를 찾아다니며 더 많은 고객을 만나고, 최대한 많은 직원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이지만 아직도 해내야만 하는 과업이 산적해 있고 만나야 할 고객들이 많다. 하지만 언제나 그래왔듯 주변의 작은 목표들부터 하나씩 달성하기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올해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달릴 것이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또 다른 1년의 시작, 마부정제(馬不停蹄)의 마음가짐으로 다시 정진해 내년 이맘때에도 더욱 설레는 기념일을 맞이할 수 있길 소망해 본다.

아울러 오늘 기념일을 맞으신 독자들과 수협은행 고객께도 축하의 인사를 드리며 사랑하는 사람과 기쁨을 누리시길 바라본다.

[강신숙 Sh수협은행 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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