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亞게임 성공에 욕심 … 올림픽 채택 위해 IOC 설득"

존 니덤 라이엇게임즈 사장 인터뷰
2009년 리그오브레전드 출시
월간 이용자수 1억명 넘겨
10년간 2조 넘게 투자해
LoL 대회 생태계 만들어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
'페이커' 이상혁은 간판

존 니덤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사장이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컵 옆에서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전 세계에서 최소 1억명 이상이 즐기고 시청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게이머들이 지난 1월 1일부터 손꼽아 기다린 경기가 있다. e스포츠의 종주국으로 불리는 한국에서 열리는 2023 LoL 월드 챔피언십(일명 롤드컵) 결승전이다.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열광하는 건 한국 팬들도 마찬가지다. 결승전 좌석은 예매 시작 10분 만에 매진되고 300만원짜리 암표가 등장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에 올 때마다 PC방을 찾는다는 존 니덤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사장은 지난 15일 매일경제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 결승전이 갖는 상징성은 엄청나다"며 "선수들은 물론 전 세계 팬들과 게임업계 관계자들 전체가 올해 롤드컵 결승전을 주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9년 라이엇게임즈가 출시한 LoL은 6년 전부터 월간 이용자 수가 1억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이다. 2011년 시작돼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LoL 월드 챔피언십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빗대 '롤드컵'이라고 불린다. 2년 전 롤드컵 결승전 동시 최고 시청자 수는 7386만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시청자 수는 매년 1억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5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 결승전은 T1과 웨이보 게이밍 포 아우디(WBG)가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역대급 결승전이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 니덤 사장은 "e스포츠는 한국을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열정적이면서 지식이 뛰어난 게이머들이 많은 나라가 한국이다. e스포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데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라이엇게임즈는 e스포츠와 LoL이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니덤 사장은 "첫 10년간 2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일정 금액을 대회를 개최하고 리그를 운영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이것을 통해 라이엇게임즈가 e스포츠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경기를 보고 게임을 직접 하게 만드는 게 우리 목표인 만큼 앞으로도 방향성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롤드컵 결승전 오프닝 세리머니에 각별히 공들이는 이유도 비슷하다. 니덤 사장은 라이엇게임즈에서 일한 지난 4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그동안의 결승전 오프닝 세리머니를 꼽았다. 그는 "게임과 문화, 스포츠를 결합해 준비하는 오프닝 세리머니는 롤드컵의 자랑이자 자부심"이라며 "뉴진스가 함께하는 올해는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2019년과 릴 나스 엑스가 나섰던 지난해에 버금가는 역대급 무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더 많은 게이머들을 확보하기 위해 주목하는 건 올림픽이다. 아시안게임처럼 올림픽에서도 LoL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찾아가 설득할 정도로 각별히 노력하고 있다.

니덤 사장은 "아시안게임에서 LoL이 성공적으로 치러지는 것을 보며 올림픽과 같은 또 다른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도 선보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며 "IOC에 기성 스포츠에는 없는 e스포츠만의 장점을 담아 제안했다"고 말했다.

'e스포츠는 스포츠인가'라는 질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스포츠라고 답했다. 그는 "T1 소속의 '페이커' 이상혁이 말한 '경쟁하는 모습이 영감을 일으키면 스포츠라고 생각한다'에 동의한다. 하나만 덧붙이자면 신체가 중요시되는 게 전통적인 스포츠이고 정신적으로 경쟁하는 게 e스포츠"라며 "e스포츠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은 축구, 야구 등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인내하는지 알고 있는 만큼 e스포츠를 자신 있게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대회에서 통산 4번째 우승을 노리는 롤드컵 최다 우승팀(3회)인 T1의 간판 '페이커' 이상혁에 대해서는 'e스포츠의 얼굴'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축구와 농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리오넬 메시와 마이클 조던인 것처럼 e스포츠를 상징하는 게 '페이커' 이상혁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번 결승전에서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것도 페이커"라며 "e스포츠와 LoL에서 '페이커'가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7개 국어로 실시간 생중계되는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니덤 사장은 "e스포츠는 다른 스포츠와 다르게 지리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LCK에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만큼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기대주들이 계속해서 쏟아지는 LCK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