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배제" 첫 수능 … 'N수 공화국' 숙제 남겼다 [사설]

2023. 11. 1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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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난도 시험 문제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처음 적용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6일 치러졌다.

정문성 수능 출제위원장은 "킬러문항을 배제했다"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은 윤석열 대통령의 킬러문항 배제 지시에 따라 '출제검토단'을 만드는 등 킬러문항 제거에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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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난도 시험 문제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처음 적용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6일 치러졌다. 정문성 수능 출제위원장은 "킬러문항을 배제했다"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은 윤석열 대통령의 킬러문항 배제 지시에 따라 '출제검토단'을 만드는 등 킬러문항 제거에 공을 들였다. 채점과 분석을 해봐야겠지만, 교육당국의 설명처럼 킬러문항을 출제하지 않고도 지난해와 유사한 난도를 유지했다면 매우 긍정적이다. 현장에서 변별력이 약화된 '물수능'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이번 수능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고, 킬러문항을 고리로 한 사교육 이권 카르텔도 깰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수능은 'N수 공화국' 탈피라는 묵직한 숙제도 남겼다. 올해 응시자 중 N수생은 약 16만명으로 전체의 35.3%에 달한다. 28년 만에 최대 규모다. 학령인구 감소로 재학생이 줄고 있지만 N수생은 매년 느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의대 열풍으로 최상위권의 재도전이 늘어난 데다 대학 수준을 한두 계단 높이려는 중위권이 가세한 결과다. 여기에 킬러문항 배제로 수능 문턱이 낮아졌다는 기대감에 반수생과 재학생까지 뛰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학벌 지상주의와 대학 서열화다. 재수·삼수를 하더라도 '지방대→인서울→SKY→의대'로 이어지는 학벌 사다리를 올라타야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보니 'N수 열풍'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N수생의 증가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서다. 재수학원비가 연 수천만 원에 달하는 데다 대학에 적을 둔 반수생이 연 10만명에 육박하면서 대학 교육도 황폐화되고 있다. 청년들이 사회 진출을 늦추고 수년간 수능에 매달리는 '입시 낭인'이 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N수 열풍이란 망국병을 고치려면 대입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학벌 지상주의와 대학 서열화를 타파할 수 있는 과감한 노동개혁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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