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까지 안 도와주는데, 그래도 그린피 ‘요지부동’인건.. “뭘 믿고?”

제주방송 김지훈 2023. 11. 1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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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주의보 발효 이후 골프장 취소율
예년보다 상승.. “5건 중 1건 이상”
일부 골프장, 이탈 방지 프로모션 분주
제주, 요금 수준 ‘그대로’.. 수요 기대
‘반짝’ 내장객.. 이용료·부대비용 부담↑


이른 추위라는 불똥이 골프장으로 튀면서 예약취소가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건 중 1건 이상 꼴입니다. 지난해만 해도 지속적으로 취소율이 줄어들던 것과는 달리, 올해 한파주의보 발령 이후에는 수치가 껑충 뛰는 모습입니다.

해외여행과 해외 라운딩 제한 여건이 풀리자 취소율 역시도 늘어나는 모습인데, 그래도 이렇다할 요금 추이에 변동이 나타나지 않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제주만 해도, 추운 날씨가 시작되면서 국내는 물론 도민 등 골퍼 수요가 어느 정도 몰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얼마나 겨울 골프 수요가 지속될지 장담이 어렵지만 현실적으로는 위기감이 느껴지진 않는 모습입니다. ‘반짝’ 도민 내장객이 늘고, 해외 비용이 다소 증가한데 따른 반사효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입지가 불안하다는 전망이 팽배합니다.

XGOLF 제공


■ 겨울 “해외로, 해외로”.. 취소율 늘어

쇼골프가 운영하는 골프 부킹 플랫폼 ‘XGOLF’은 2023년 첫 한파주의보 이후 예약취소율을 분석한 결과 취소율이 22%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오늘(16일) 밝혔습니다.

야외 스포츠 특성상 골프는 매우 춥거나 더운 날씨에는 예약률과 취소율이 가파르게 줄어드는 양상을 보입니다. 올해 첫 한파주의보는 지난 6일 발효됐습니다.

XGOLF 측은 6일부터 8일까지 분석한 예약취소 건이 전체 예약 건 중 22.58%로,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취소율이 줄어 들었던 모습과 상반되는 수치라고 전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골프가 인기를 얻으면서, 실제 2022년 취소율은 2020년 수치보다 약 70% 정도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탈을 막기 위해 겨울맞이 프로모션에 한창인 골프장들도 있습니다.

충북권 ‘W’골프장의 경우 26일까지 야간 라운드 2회 완료 시 주중 그린피 1인 무료 예약권을 증정하는 등 프로모션에 나섰고, 경북 지역의 ‘H’컨트리클럽의 경우 주중 8시 이전 여성 4인 내장객에게 그린피 할인 혜택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관련해 XGOLF 측은 “지난해까지는 원하는 티타임을 예약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예약 취소율이 줄었다”면서 “올해는 그러나 국내 골프인구의 해외 이탈 등의 이유로 이전보다는 티타임을 예약하기가 수월한 편으로, 이 같은 분위기로 인해 골퍼가 예약을 취소하는 것이 이전보다 부담감이 줄면서 취소율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 그래서 제주는?.. 국내·해외 경쟁력 “더 좁아져”

하지만 이같은 양상은 일부에 그치는 상황입니다.

제주만 해도, 아직 그렇게 큰 요금 변동이 나타나진 않고 있습니다.

앞서 1~3분기 전체 골프장 내장객 감소 폭이 37만 명에 육박했지만, 9월을 기점으로 10,11월 가을과 겨울로 접어들며 요금 수준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제주도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1~3분기 내장객은 176만 6,025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6만 598명)에 비해 17.2%(36만 5,810명) 감소했습니다.

내장객 중 도외·외국인 내장객이 102만 5,103명으로 전년(136만 598명)보다 33만 5,495명(24.7%) 줄고, 도민 내장객도 작년 77만 1,237명보다 3만 3,015명(3.9%) 줄어든 74만 922명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월별로 살펴보면 9월 한 달 ‘반짝’ 도민 내장객이 늘었습니다. 내장객도 다소 증가했습니다. 21만 3,716명이 찾아 지난해 9월 21만 2,837명보다 879명이 늘었습니다.

도외 내장객은 12만 645명으로 전년(12만 7,666명)보다 7,021명(-5.5%) 줄었는데, 도민 내장객이 9월 9만 3,071명으로, 전년(8만 5,171명)수준보다 7,900명(9.3%) 미미한 수준으로 증가한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골프장 입장에선 마이너스가 아닌 것만으로도 어쨌든 정상화 수준이란 ‘착각’ 내지는 예전같은 성수기 분위기를 안기기 충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이같은 추이가 계속될 것이란 장담이 어려운데도, 이미 골프장들 요금은 10월과 11월 성수기 요금에, 많게는 2만 원 이상 요금을 올린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또 워낙 손님이 적어 2인 플레이까지 허용했던 골프장도 제법 줄어들기까지 했습니다.

이같은 추이가 이어지다가는 자칫 해외는 물론, 국내 다른 지역과 경쟁에서도 오히려 밀릴 상황까지 우려했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에선 “이달 들어 제주나 부산 등 국내, 그리고 동남아와 일본 등 여행경비와 비교할 때 많아야 10~20만 원 정도 차이 밖에 나지 않아 사실 해외 쪽으로 수요가 더 빠지는 양상”이라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제주골프 이용료가 4만 원 상당 오른 이후 큰 변동이 없어, 골프관광 수요도 20% 정도 더 줄었다”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 항공편 부족도 한몫.. “요금 경쟁력 제고, 멀었다”

더구나 국제선으로 집중되면서 부족한 제주의 국내선 여건 역시도, 골프관광엔 치명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국제선 운항편수가 70편, 국내선 1만 5,146편이던게 올해 10월 국제선은 989편, 국내선 1만 4037편으로 국제선은 10배 증편된 반면 국내선은 1,100편 넘게 줄었을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국제선으로 외국인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국내선은 좌석 수급이 빠듯해 요금 수준만 올리는 실정입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제주 골프상품은 국내선 부족으로 인해 저렴한 탑승권 확보가 어렵고, 9~10월 대비 가격 인하도 크게 없어 사실 요금 경쟁력은 떨어지는게 사실”이라면서 “저비용 항공사(LCC)와 골프업계간 프로모션에 맞물려 겨울철 동남아를 찾는 골프관광객이 늘고, 비용을 들여서라도 해외로 나서지만 그 돈으로 제주를 찾진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싼 상품만 찾는게 아니라 골프상품 내 관광지가 추가되는 등 해외상품이 다변화되고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고급화되는 추세에도, 정작 돈을 더 들여 제주를 찾는 발길이 생기는지 않는다는데서 고민이 시급하다는 주문입니다.

혹 그린피를 조정해도 항공료나 숙박 등 부대비용이 더해지면 내륙과 가격 격차를 키울 수 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에, 10만 원대 카트이용료는 물론 15만 원 캐디피 수준도 크게 달라진게 없습니다.

관련해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일부 추위가 시작되기 전 도민이나 국내 골퍼들이 찾으면서 일부 수요 진작에 보탬을 준 것으로 보이지만,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데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미 제주 골프시장의 가격 수준에 대해선 신뢰가 꽤 떨어진 상황이다. 현재 수준에 만족하고 이용료 수준을 이어가다간, 중장기적으로 내장객 이탈을 가속화시킬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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