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TF “검사 4명 탄핵 재추진”···당내선 역풍 우려

탁지영 기자 2023. 11. 1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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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검사범죄대응 TF 전체회의에서 김용민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검사범죄대응 태스크포스(TF)가 검사 탄핵 여론전에 화력을 붓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의 탄핵소추 남발을 비판하며 ‘위헌정당심판 청구’를 언급하자 맞대응하는 수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TF는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와 이정섭 수원지검 차장검사 말고도 당초 탄핵 고려 대상이었다가 철회한 임홍석·이희동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도 재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장관 탄핵 여부를 검토하겠다고도 밝혔다.

TF 팀장인 김용민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법무부 장관이 정당 해산 발언을 탄핵과 같이 언급했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지난 14일 “민주당은 이제 하루에 한 명씩 탄핵을 추진하는 것 같다”며 “만약 법무부가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에 대해 위헌정당심판을 청구하면 어떨 것 같은가”라고 했다.

김 의원은 “법무부 장관의 정당 해산 발언은 다수당을 무시하고 해산시키겠다는 의미로서 북한처럼 공산당 독재 체제로 만들어가겠다는 내심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 가족, 처가 측근들의 비위를 덮어주는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 보위부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원석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검찰총장 역시 정치적 중립 의무가 명백하게 있음에도 탄핵에 대해 매우 정치적이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엄중 경고한다”고 했다.

민형배 의원은 “최근 한 장관은 ‘나를 탄핵하라’ ‘하루에 한 명씩 탄핵’ ‘탄핵 남발’ 등 탄핵을 정말 입에 달고 사는 것 같다”며 “이쯤 되면 국민의힘 표현대로 탄핵 중독자는 한 장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민 의원은 이 총장에 대해서도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등 위법 사실을 자수하는 것이라면 그냥 사퇴하면 된다. 왜 굳이 야당 손을 빌려서 화제성을 높이려고 하나”고 했다.

TF는 원내 지도부에 오는 23일 본회의에서 검사 탄핵소추안을 재발의할 것을 건의했다. 지난 10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을 철회한 민주당은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재추진하기로 했다. ‘30일 본회의 보고 → 12월1일 본회의 표결’이 원내 지도부 계획이다. 김 의원은 “(원내 지도부에) 현실적으로 동의하지만 23일 발의해 처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추진해야 한다는 게 TF 입장”이라며 “30일 일정대로 한다면 네 명을 한 번에 하자”고 했다.

김 의원은 한 장관 탄핵소추 추진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국민들도 한 장관의 탄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은 상태라 검사범죄대응TF지만 (현직 검사가 아닌)한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 여부도 검토해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검사 네 명 탄핵 추진 여부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함께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임 원내대변인은 “23일에는 계류된 법안과 관련해 본회의가 열리는 걸로 안다”고도 했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후 24~72시간 내 본회의를 다시 열고 표결해야 한다. 이 기간 내에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폐기된 것으로 간주한다. 24일 본회의는 여야가 합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내대표 협상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제약이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탄핵소추안 또는 국무총리·국무위원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본회의 보고 후 72시간 내에 표결되지 않아도 폐기되지 않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당내에선 역풍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일반 국민들은 (검사 탄핵에 대해) 별로 관심 없다”며 “(민주당이) 괜히 시비만 걸고 싸움만 거니까 검찰만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 수도권 다선 의원은 “지금 수도권이나 중도층의 표심이 민주당에 와 있는 게 아니다”라며 “총선 앞두고 국민들이 민주당을 뭐로 보겠나. 원내에서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검사 탄핵은 비위가 발견되는 대로 ‘따박따박‘ 처리한다는 입장이지만 한 장관한테는 악플보다 무플이 훨씬 더 무섭지 않을까, 오히려 무관심이 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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