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도 버거웠다…더 이상 만만히 볼 수 없는 호주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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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형'들이 당했던 수모를 '아우'들이 갚아주기는 했다.
한국 야구는 더 이상 호주를 만만히 볼 수 없을 것 같다.
호주는 프로야구 리그가 2009년 창설돼 올해로 13년밖에 되지 않았고, 리그 수준은 세미프로 정도로 여겨진다.
그때도 1차전에서 호주를 만났던 한국은 투수진이 붕괴되는 등 졸전을 벌인 끝에 7-8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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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닐슨 감독 적재적소 투수 교체에 타선 맥 못춰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형'들이 당했던 수모를 '아우'들이 갚아주기는 했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만은 않았다. 한국 야구는 더 이상 호주를 만만히 볼 수 없을 것 같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첫 경기인 호주와의 경기에서 2-2로 맞선 연장 10회말 나온 노시환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첫 경기를 승리로 따냈으니 어쨌든 기분 좋은 출발이다. 특히 경기 후반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역전승을 거뒀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과정'을 짚지 않을 수는 없는 경기였다. 이번에도 상대가 호주였기 때문이다.
호주는 프로야구 리그가 2009년 창설돼 올해로 13년밖에 되지 않았고, 리그 수준은 세미프로 정도로 여겨진다.
한국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호주를 만나면 대부분 이겼다. 2007년 야구 월드컵에서 1-2로 패한 이후로는 상대 전적 7연승을 달렸는데, 그 연승이 끊긴 것이 올 3월 WBC였다. WBC는 메이저리거들을 포함한 '정예 멤버'가 총출동한 대회였다.
그때도 1차전에서 호주를 만났던 한국은 투수진이 붕괴되는 등 졸전을 벌인 끝에 7-8로 패했다. 이 패배가 빌미가 돼 결국 1라운드 탈락의 굴욕을 당했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이번 대회는 호주에게 설욕할 좋은 기회였다. 정예 대표팀은 아니지만 만 24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 '신예'들이 시원하게 이겨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번에도 '졸전'에 가까운 경기력이었다. 대표팀 에이스 문동주는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에도 1회에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먼저 실점했다. 그래도 이후로는 안정을 찾았지만 6회에 알렉스 홀에게 홈런 한 방을 더 허용했다. '5⅔이닝 2실점'의 성적표는 일본을 상대한 것이었다면 합격점이었겠지만 호주전이라면 다소 아쉽다.
타선은 더 심각했다. 1회부터 매 이닝 주자들이 살아나갔고 상대 실책이 3개나 나오는 등 행운이 따랐음에도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했다. 호주 대표팀의 데이브 닐슨 감독이 중요한 순간마다 투수를 교체하며 흐름을 끊으려 했는데, 한국은 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2회말 김형준의 적시타 외에는 3회 무사 1,2루, 4회 1사 1루, 5회 1사 1,3루, 7회 1사 1,2루의 찬스를 모두 날려버렸다.
4번타자 노시환의 컨디션이 좋았고,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그 앞에 주자가 없었으니 점수로 연결되진 못했다.
8회말 김도영의 2루타 이후 2사 3루에서 나온 김주원의 안타 역시 빗맞은 타구가 애매한 지점에 떨어진 '행운의 안타'에 가까웠다. 그나마도 계속된 상황에선 김주원이 견제 아웃 당하며 스스로 흐름을 그르치기도 했다.
어쨌든 승리를 거둔 것만큼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문동주 이후 김영규, 최지민, 최승용, 정해영 등이 4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것이 역전의 발판이 됐다.
그럼에도 씁쓸함은 지워내기 어려웠다. 양국의 프로리그 역사, 연봉 수준, 선수들의 면면 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한국 야구가 뒷걸음질을 친 것일까, 호주 야구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낸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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