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전권 주겠다"던 인요한 직격…윤심 발언에 '쌓인 불만' 표출

이비슬 기자 신윤하 기자 정지형 기자 2023. 11. 1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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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 험지 출마' 권고안에 지도부 2주째 무응답
"대통령이 소신껏 하라고"…"바람직하지 않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오른쪽)이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5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김기현 대표 옆자리에 앉고 있다. 2023.10.3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신윤하 정지형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 사이 신경전이 급기야 '윤심(윤석열 대통령 뜻)' 갈등으로 번졌다.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하겠다'던 김 대표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혁신위의 활동에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당 지도부가 혁신위의 강도 높은 혁신안을 두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사이, 인 위원장은 대통령의 뜻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 둘 사이에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김 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에도 혁신위와 관련해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보도되고 그것이 번복되거나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총선은 종합 예술 작품이다. 당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총선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불편한 심기는 최근 인 위원장과 혁신위 내부에서 나오는 성토의 목소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혁신위가 내놓은 중진·지도부·친윤(친 윤석열계)의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 권고안이 2주째 수용되지 않자, 혁신위 내부에서 '혁신위 조기 해산' 발언이 나오는 등 당 지도부를 향한 작심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인 위원장은 지난 14일 당내 중진들이 혁신위의 험지 출마 제안에 무응답한다는 질문을 받고 "저는 100% 확신한다"며 "조금 더 시간을 주면 분명히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전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도 "대통령에게 거침없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 열흘 전에 여러 사람을 통해서 뵙고 싶다고 했다"며 "대통령에게서 직접 연락이 온 건 아니고, 돌아서 온 말씀이 '만남은 오해의 소지가 너무 크다. 그래서 그냥 지금 하는 것을 소신껏 맡아서 거침없이 해라' 이런 신호가 왔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그간 대통령 의중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당무 개입'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어서다. 인 위원장이 전날 대통령 의중을 공개한 것은 그만큼 당 지도부와 친윤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혁신위는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향후 당 지도부·친윤 험지 출마·불출마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혁신위가 4호 혁신안을 통해 이들의 험지 출마·불출마를 재차 촉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혁신위의 혁신안이 '울산 4선' 김 대표를 직격한 점 역시 김 대표 심기를 건드린 요인으로 지목됐다. 김 대표는 이날 지도부와 혁신위 사이 역할에 분명한 선을 긋고 위계에 따라 협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이날 "당 지도부가 공식 기구와 당내 구성원과 잘 협의해 총선 준비를 하고 당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시스템이 있다"며 "혁신위도 그 공식 기구 중 하나"라고 했다. 이어 "혁신위 대안은 존중하고 공식기구를 통해 논의되도록 절차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선 김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쇄신안으로 내놓은 혁신위 출범 당시 "혁신을 위한 전권을 부여한다"고 언급할 정도로 신임했음에도, 스스로 혁신위 활동에 제동을 걸면서 자가당착에 빠졌단 목소리도 나온다.

김경진 혁신위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오늘 최고위 이후 김기현 대표께서 한 발언과 관련해 혁신위는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혁신위도, 당 지도부도 한마음으로 합심해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 측이 혁신위에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과 관련 "그런 건 없었다"며 "(혁신안은) 당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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